[장길수 기자의 증시 레이더]증시의 변곡점, 바그다드 전투

 ‘전황이 곧 시황.’

 전세계 증시가 이라크 전황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다. 전쟁 발발후 한동안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전쟁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가 싶더니 이라크군의 결사항전과 장기전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면서 전반적으로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며칠간 야금야금 빠지던 국내 증시가 28일 소폭 반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국내 증시의 본격적인 방향 설정은 조만간 벌어질 바그다드 시가전 양상에 따라 달라질 게 분명하다.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시황 분석가나 투자자들은 시황을 분석하기보다는 차라리 전황을 분석하느라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이들은 CNN이나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전황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투자 전략과 종목 선정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며칠간 계속되고 있는 증시의 소강국면은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심지어 매달 이맘때 쯤이면 숱하게 쏟아지던 각 증권사의 다음달 증시 전망도 이번에는 별로 없는 모양이다. 이라크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4월 시장을 전망했다가 곤혹을 치를 수도 있기 때문에 애널리스트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

 증시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움직임에서도 아직은 뚜렷한 징후를 찾아내기 힘들다. 외국인들은 전쟁 발발후 1주일 동안 거래소에서 900억원 정도를 순매수하고 코스닥에선 9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 수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단지 전쟁전 대량 매도했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다소 진정됐다는 수준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듯하다. 이마저도 28일 외국인들이 다소 많은 매도 물량을 내놓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미영 동맹군과 이라크군간에 벌어질 바드다드 전투가 증시의 1차 변곡점이 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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