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IT업체 전후복구사업 뒷짐

 미·일·유럽 등 세계적 정보기술(IT)기업들이 이라크 전쟁후 발생할 엄청난 규모의 IT관련 복구사업에 벌써부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통신교환기·SI 등 국내업체들은 전후시장 진출준비에 그다지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포스트 이라크 특수’에 국내업체들이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후 통신인프라 재건에 따른 특수가 예상되는 교환기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LG전자 등 대다수 국내 주요 업체들은 전후 통신인프라 복구사업과 관련해 특별한 준비책을 갖고 있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전황에 대한 주시는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초고속인터넷장비업체인 코어세스 역시 두바이 지사를 통해 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이라크 시장의 ADSL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 별다른 진출 채비는 하지 않고 있다. SI업계 역시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는 마찬가지다. SI업계는 대다수 업체가 국내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이라크 재건시장에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파키스탄의 중앙은행 전산화사업 참여를 통해 중동지역 IT시장 선점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은 작년 10월에 설립한 UAE 두바이 합작법인 ‘HIT 인터내셔널 FZ-LLC’ 등을 활용, 현지 특화 솔루션을 육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의 유력 IT회사인 ‘마인드스케이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상태여서 이라크의 전후 복구 및 주변 피해국 IT프로젝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