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권하는 책]컨버전스 마케팅

 <컨버전스 마케팅> 요람 윈드 외 지음, 김병국 옮김, KCCL 펴냄

 - 김해동 CJ케이블넷 사장(anzelove@cj.net)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아닌 타인에 대한 이해라고 믿고 있다. 가족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직장에서 만난 동료나 선배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 대한 통찰력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지혜를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21세기의 인류는 어떤 생각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우리는 수없이 반문하게 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인문서적 안에서도 이에 대한 해답은 구할 수 있겠지만 ‘경제 동물’로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 시대 인류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곧잘 마케팅 관련서적에서 구해지기도 한다.

 기업경영을 위한 신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연구하기 위해 읽혀질 것 같은 마케팅 관련서적은 그래서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신인류를 발견하는 인문서적으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할 때가 많다.

 내가 추전하고자 하는 ‘컨버전스 마케팅’도 실은 ‘기업의 생존전략과 사업의 성공비결을 다루고 있다’는 피터 드러커 박사의 거창한 서평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동시대의 우리 인류에 대한 다양성을 일깨우는 재미에 보다 더 사로잡히게 한다.

 이 책은 e비즈니스를 위한 ‘와튼팰로학회’ 마케팅학 교수인 요람 윈드 외에도 텍사스대학의 비제이 마하잔 교수 그리고 건터커뮤니케이션의 설립자 로버트 건터의 공저다.

 ‘컨버전스 마케팅’에서 현대인은 인터넷시대를 거쳐나오면서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를 연상시키는 혼성소비자로 특징 지어지는 존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은 컨버전스 지점을 찾아가는 중이다. 즉 오프라인을 통한 전통적 소비자와 온라인을 통한 사이버 소비자, 그리고 그사이에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이른바 ‘켄타우로스’로 명명되어진 혼성소비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신 테크놀로지에 정통하지만 여전히 오랜 인간의 욕구와 동기에 따라 행동하는 새로운 혼성소비자를 말한다.

 미국에서 y세대라 불리는 18∼25세에 이르는 젊은 ‘테크 세비족’ 역시도 엄밀히 말해서 사이버 소비자는 아니다. 이는 y세대를 상대로 한 최근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 있다. 이들 중 40%가 온라인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물건을 살 때는 실제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단지 9.3%만이 온라인에서 상품주문을 끝낸다는 것이다. 과거 이들의 51%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던 것과는 상당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그에 반해 거의 모든 거래의 90%가 온라인 주문을 통해 이뤄지는 한 회사의 소비자 중 60∼70%는 새로운 예금계좌를 기존의 거래 은행을 통한 대면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사실은 또 무얼 의미하는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안에 있다.

 한때 인터넷의 막강한 영향으로 인해 등장한 새로운 소비자의 도래가 인류문명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담론이 지배했던 것에 대한 진작부터 있어온 반론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 본연의 실체를 간과했던 우리나라의 수많은 그리고 기세 등등했던 닷컴기업들의 실패 원인과 또 한쪽에서는 인터넷이 가져온 큰 변화를 무시한 기업들의 실패담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렇듯 혼성소비자의 존재는 우리주위의 여러 가지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매장이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교육장소이자 휴식공간 심지어 물류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21세기 경제 활동인구는 자신이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인터넷에 올리고 끊임없이 입소문을 내준다.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게 요즘의 소비자라는 것이다. 돈을 주고 단순한 무생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주고 감성적 유대를 사는 것이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 제공해야 하며 그 두 가치의 더욱 단단한 통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이 책은 결론짓고 있다.

 한편 고객맞춤화·커뮤니티·채널·경쟁가치제안·선택도구의 5가지 영역은 이 책의 저자들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적합한 마케팅의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일러준 덤으로 얻은 현재 혹은 미래기업 경영에 대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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