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 (ceo@secui.com)
전쟁은 지금부터 약 50만년 전 원시사회가 일정한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를 교환하게 된 무렵부터 시작됐다고 추정된다.
고대시대까지는 칼, 창, 궁시(弓矢) 등으로 싸우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화약이 발명된 15세기부터는 화약, 총포 등으로 바뀌었다. 19세기 후반에는 공업기술의 발달로 무기의 진보와 전쟁기술의 기계화가 더욱 가속화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말 원자폭탄이 출현하면서 전세계의 위기가 극대화됐다.
지난 20일 발발한 이라크 전쟁은 과학기술이 빚어낸 첨단무기들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외과의사가 특정 부위만을 골라 수술하듯이, 센서를 달고 있는 무기가 정확한 목표물을 찾아서 타격을 가하는 이른바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strike)은 이번 전쟁의 화제거리가 될 정도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폭기, 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하는 미사일 등도 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첨단무기 못지않은 무기가 사용되는 새로운 전쟁도 함께 시작됐다. 사이버 전쟁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이라크전이 시작되자 사이버 세계는 웹사이트에 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로 도배를 하는 디지털낙서(digitalgraffiti)가 성행하는가 하면 바이러스를 담은 e메일 메시지도 ‘스파이 사진(spy pics)’ ‘미국으로 가자(Go USA!!!!)’ 등으로 바뀌어 퍼지고 있다.
이를 반전운동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엄격히 말해 이는 명백한 사이버테러다. 종전 요구를 위해 불특정 서버를 경유지로 이용하는 해킹 공격을 시행, 공공의 인터넷 망이 훼손되거나 악성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세계 각국의 주요 기관과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사이버테러에 의한 피해사례가 접수되는 실정이다.
미국·이라크전에 의한 피해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이버 테러에 의한 피해규모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악의적인 해킹에 의한 기업정보의 유출과 통신망 장애 등의 사이버 테러에 의한 피해규모도 그에 못지않게 커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사이버 테러는 순간적이고 전면적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사전 대응이 최선이다.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 테러에 대한 보안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
우리의 눈과 귀가 전쟁의 참상에 고정되어 있는 지금도 사이버 테러에 의해 귀중한 정보자산이 누군가에 의해 공격당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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