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랠리, 숨고르기-상승마감

 이라크전 개시 후 급상승하던 국내 증시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로써 이라크전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를 호재로 촉발됐던 주식시장의 단기 ‘전쟁 랠리’는 마무리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제한적 반등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어 향후 증시 전망은 그야말로 암흑속이다.

 24일 주식시장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쟁 상황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으나 기관과 개인의 보수적 대응으로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92포인트(1.02%) 떨어진 569.85로, 코스닥시장은 0.56포인트(1.39%) 하락한 39.54로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하락의 이유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꼽았다. 앞으로 국내 증시 동향은 전쟁 전개 양상과 환율 등 경제지표 그리고 개별업종 및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황에 따라 주가 움직일 듯=이제 주가는 개전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감 해소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향후 전쟁 전개 양상과 종전 시기의 불확실성 등이 해소돼 가는 과정에 따라 등락하는 국면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증권사 객장에선 투자자들이 CNN을 시청하며 영·미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 미국 전투기의 격추 유무, 공습진행 등에 따라 매매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서형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라크전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기만 해도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전쟁 개시 후 일어날 수 있는 악재가 증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쟁이 단기전으로 마무리되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본질적 문제들이 남아있다는 측면에서 전쟁 기간과 주가는 별다른 연관을 갖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가, 환율, 채권이 직접적 영향 미칠 것=전쟁 개시 이후 종전 시기 등 후속 불확실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유가, 환율, 채권시장 동향이다. 이들은 전쟁 전개 양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유가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으나 유정 파괴가 증가하지 않은 한 하락 안정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북핵문제 등으로 약세 기조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시장에 큰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채권시장 동향은 증시 수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채권 환매 사태가 진정되고 시중 유동자금 가운데 일부가 증시로 유입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도 증시를 움직일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다음달 4일 알코아를 기점으로 미 증시가 어닝시즌에 진입하고 국내 증시 역시 18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우량 IT주 분할매수 하라=중장기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팽배하지만 단기 제한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매매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그동안 선도주로 부각됐던 금융주 등 대중주에 대한 추격 매수는 자제하고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는 우량 IT주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이는 향후 반등의 주체는 외국인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쟁이 마무리된 후 설비투자 및 소비심리 회복, 전후 복구 참여 등이 주요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어 이러한 이슈와 관련되는 업종이나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매수해 나가는 전략도 제시되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낙폭과대 우량주, 전쟁 수혜주에 대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긴 하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보다 유연한 목표수익률 설정과 그에 따른 매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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