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 ybkwon@ksystem.co.kr>
몇년 전 일부 경제학자들이 신경제를 ‘누드경제’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에 의해 펼쳐지는 신경제 환경에서는 거래가 투명해지고 기업들의 일이 더욱 공공에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인터넷에 힘입어 새로운 회사와 제품을 알리는 일이 수월해지면서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초기 마케팅비용이 줄어들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곧 소비자의 구매환경은 날로 좋아지지만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들은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가. 해답은 ‘누드’라는 단어에 있다.
즉 신경제 환경에서는 타의든 자의든 다 벗을 수밖에 없다. 만일 기업들이 많이 감출수록 더 유리해질 것이라는 과거의 인식과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조직의 방향성이 상실돼 생존이 불투명해질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인 엔론이나 월드컴이 ‘감춤으로써 망하게 된’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들어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경영투명성을 불신하고 있다. 신뢰경영이란 부정한 일을 하지 말라는 소극적인 의미를 넘어 신뢰를 가장 중요한 지침으로 삼는 경영을 말한다. 신뢰가 없으면 자멸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의사결정의 우선순위가 바로 신뢰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한테 중요한 얘기를 해주겠는가. 그러한 사람의 물건을 사주겠는가. 또는 돈을 빌려주겠는가. 간단히 생각해 보아도 신뢰는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제일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바삐 살다보니 신뢰를 잠시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인터넷은 신뢰할 수 있는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신뢰가 없는 기업들을 더 빨리 추방하는 심판대가 될 것이다. 투명해야 서로간에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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