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株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통신주가 상승 궤도에 진입했다.

 지난 1월 SK텔레콤의 과다한 투자계획 발표와 이달 초 터진 SK쇼크로 바닥을 기던 국내 통신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업종 대표주 SK텔레콤이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며 21일까지 연속 4거래일째 상승했으며 KT·KTF·LG텔레콤 등 다른 통신주들도 사상 최저점 부근을 탈출해 대세적 상승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국내 통신주는 종합주가지수뿐 아니라 해외 통신주에 비해서도 심각할 정도로 큰 낙폭을 보였다. 코스피 통신업 지수는 21일 현재 연초 대비 22.3%나 하락해 종합주가지수 하락률 8.3%와 S&P500텔레콤 지수 하락률 12.1%에 비해 2배 가까운 하락률을 보였다.표참조

 ◇국내외 환경 뚜렷하게 개선 추세=국내 통신주를 짓눌러온 악재는 최근 상승 전환 이전에 모두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대장주인 SK텔레콤을 둘러싼 각종 악재와 이슈들이 호전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주요 통신주가 이달 중순 이후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SK리스크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면 지금의 상승 탄력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 급락 여파로 동반추락하던 다른 통신업체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게 지배적 시각이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보다폰·프랑스텔레콤·스프린트·NTT도코모 등 해외 통신주가 지난 중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세계 통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깊었고 반등 속도도 더딘 국내 통신주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을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4월 중순 SK텔레콤 실적 발표가 중대 고비=상승세를 타기 위한 정지작업을 마친 통신주가 본격적으로 비상하려면 또 하나의 시험대를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SK텔레콤이 4월 중순께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1분기 실적이다.

 일부 통신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달성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준 서비스의 호조로 매출 등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게 분명하며 마케팅 비용이나 설비투자 규모도 적절히 절제하면서 이익부문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이 WCDMA 투자규모도 시장친화적으로 재조정하고, SK글로벌에 대한 지원문제도 명시적으로 밝힌다면 긍정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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