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광저장장치 업체들이 기술력을 보유한 선진기업과 제조력을 갖춘 제조기업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자 그동안 독자행보를 걸어왔던 삼성전자 광저장장치 사업부도 합작을 포함한 여러 협력방안을 추진키로 해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DVD로열티 부담으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데다 지난 3월 벤큐와 필립스의 합작법인인 필립스벤큐디지털스토리지의 출범으로 3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세계 광저장장치 산업이 특허를 보유한 선진업체들과 제조력을 갖춘 제조기업간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어 삼성전자도 특허를 보유한 기업과의 제휴가 절실하다”며 “합작법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제의가 들어올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벤큐와 광스토리지부문 합작법인을 설립한 필립스가 지난해 삼성전자에도 이와 비슷한 제의를 해왔으나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아 제휴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그러나 다른 광저장장치 업체가 협력을 제의해올 경우 전향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특허를 보유한 기업 중 국내업체나 대만업체와 제휴를 하지 않은 기업은 소니·도시바·마쓰시타 정도여서 삼성전자는 이 3개 업체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마쓰시타로부터 DVD램 드라이브를 공급받아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등 마쓰시타와 일부 사업부문에서 협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느슨한 제휴 형태로는 시장이 확대되는 DVD시장에서 로열티 부담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더욱 높은 단계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광저장장치 산업은 지난 2001년 LG전자와 히타치사의 합작법인인 HLDS가 출범한 것을 계기로 지난 2002년에는 JVC와 대만 라이트온사의 DVD합작 판매법인이 설립됐으며 이달에는 필립스와 대만 벤큐의 광저장장치 합작법인이 발족하는 등 짝짓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합작법인이 잇따라 설립되는 것은 제조기업에는 로열티 부담을 줄여주는 데다 선진기업에는 매출 확대라는 상호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합작법인인 HLDS와 라이트온이 지난해 세계 광저장장치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등 점차 합작법인들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3월 발족한 벤큐와 필립스의 합작회사인 필립스벤큐디지털스토리지는 올해 2800만대를 생산, 양사 합쳐 7∼8%에 머물던 시장점유율을 1년 반내에 15%까지 끌어올려 3위 자리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합작형태의 사업방식을 선호하지 않고 있어 삼성전자 광저장장치 사업부가 어떻게 이를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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