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전 `히트제조기` 2인방

 영화계·음악계 등 산업 각 분야에는 이른바 ‘히트제조기’로 불리는 이들이 존재한다. 수입가전 업계에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상품을 도입해 회사의 매출확대에 기여한 인물들이 있다. 물론 이들은 제품을 개발한 기술자는 아니지만 주위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발상에서 고안된 제품의 도입을 통해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소니코리아 오동은 대리(29)는 독특한 컨셉트의 디지털카메라 ‘U10’을 도입한 주인공. 그는 젊은 세대답게 휴대의 편의성과 순간포착 기능을 갖춘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데 착안, 장난감(toy)형 디지털카메라 U10에 주목했다.

 U10은 소니가 지향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술과 재미(fun)을 배가시킬 수 있는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킨 제품이다. 핑크·오렌지색·하늘색·회색·검정·파랑 등 총 6색상으로 설계한 이 제품을 그가 픽업(?)한 이후 젊은층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그의 직감이 적중했다. 소니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U10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2002년말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동은 대리는 “처음 U10이 고가·고품질의 제품을 판매해 왔던 소니의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우려와 지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젊은층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는 디지털카메라를 찾는 과정에서 U10이 미래의 잠재고객인 대학생을 포함해 20대 시장흡수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했었다”고 말한다.

 U10은 일본 소니가 프로젝트명 ‘스시(회)’로 명명하고 개발할 정도로 목에 걸고 다니면서 간편하게 찍을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다. 젊은층에서는 ‘스파이캠(?)’으로 불릴 정도다.

 오 대리는 “소니의 주력제품인 P시리즈보다 판매수량은 떨어지나 생애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는 소비자 및 F717 등 고급 제품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세컨드카메라로 U10을 구입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덧붙인다.

 샤프전자 이상진 계장(32)은 삼성전자·LG전자와의 경쟁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샤프에 공기청정기 가전 도입을 맨 처음 제의, 히트를 예감케 한 주역이다.

 이상진 계장의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은 지난해 5월 일본 오사카에서 있었던 상품기획 회의가 끝난 뒤 본사 관계자로부터 샤프의 공기청정기 소개서를 건네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국내 가전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 이외의 가전제품 도입은 거의 배제된 터라 이 계장도 그다지 큰 관심은 갖지 않았다. 그러나 귀국 후 제품 소개서의 내용을 요모조모 따져보면서 ‘되겠다’는 확신감이 다가왔다는 것이다.

 이 계장은 즉시 일본 사업부에 샘플 2대를 의뢰해 주변의 동물병원, 식당 그리고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그의 예상대로였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곧바로 공기청정기 시장 분석에 들어갔다. 살균이온을 공부하느라 15년전에 덮어 두었던 고등학교 화학교과서까지 구입해 공부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계장은 “선진국에 비해 공기오염도가 높은 대도시 환경, 봄철의 황사, 여름철 장마로 인한 가정내 곰팡이 발생 등의 환경적 요인들이 살균이온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였다”며 “기존의 AV제품이 여가 선용, 엔터테인먼트라고 하면 공기청정기의 건강이라는 코드 역시 제품도입의 중요한 변수였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발매 1주일만에 초기 도입물량 3000대가 바닥이 났다. 또한 샤프의 플라즈마 클러스터 공기청정기(모델명 FU-43K)는 2개월 연속 인터넷 판매 1위를 기록중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