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휴대폰 산업 약화 우려 증폭

 미 퀄컴과 국내 사업자들의 3세대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로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잡은 국내 휴대폰산업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3세대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 퀄컴사는 3세대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WCDMA/GSM 듀얼밴드 듀얼모드(DBDM) 칩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WCDMA/CDMA DBDM 칩개발 계획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이미 WCDMA/GSM 원칩을 개발한 퀄컴은 내년 3분기에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원칩화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이에 따라 내년중에도 WCDMA/CDMA 원칩 출시는 불투명하다”고 16일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업계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WCDMA/CDMA DBDM 휴대폰의 경우 하나의 칩이 아닌 두 개의 칩을 사용해야 할 입장이다. 두 개의 칩을 이용한 3세대 휴대폰을 개발한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단말기를 두 개의 칩으로 만들 경우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그동안 초슬림·경량 휴대폰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아 2세대에서처럼 급속한 시장창출이 가능할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WCDMA/GSM 칩은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뿐 아니라 퀄컴까지 가세해 원칩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이미 이를 채용한 단말기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휴대폰산업은 고도로 발달된 통신인프라와 앞선 응용기술을 지난 내수시장이 빠른 성장의 발판이어서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3세대에서 상용화는 물론 단말기에서 앞선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할 경우 고유 강점을 상실하는 것이어서 산업의 위축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고위관계자는 “유럽에서는 사업자들이 올 중반기부터 3세대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내년부터는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지금 열리고 있는 세빗에서 보여주듯 WCDMA/GSM 3세대 단말기 시장경쟁이 벌써 시작됐다”며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도 사업자들의 상용화시기가 불투명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WCDMA/CDMA 원칩의 경우에는 다행히 국내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예상보다 빨리 채용할지도 모르지만 서비스 상용화의 경우는 현재로서는 유럽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높아 국내 휴대폰업계는 유럽은 물론 일본업체들에 비해서도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