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사업자가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LG·CJ·현대·우리·농수산홈쇼핑 등 5대 사업자는 인포머셜·유사홈쇼핑 채널과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동안 치열한 매출경쟁을 벌여온 홈쇼핑업체가 공개적으로 의기투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TV홈쇼핑 사업자는 최근 통신판매협회 주도로 대표이사 모임을 열고 국내의 유일한 전문 홈쇼핑 채널임을 적극 알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5대 홈쇼핑업체는 이례적으로 ‘정부승인 대한민국의 전문 홈쇼핑은 오직 5개밖에 없다’는 캐치프레이즈로 광고를 편성하는 등 홈쇼핑 ‘사업자’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5대 홈쇼핑 사업자가 이처럼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최근 인포머셜·유사홈쇼핑 등이 잇따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한몫했다.
실제로 유사홈쇼핑 채널은 올해들어 불법영업·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잇따라 주무부처의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45개 유사홈쇼핑 업체를 대상으로 직권 실태조사를 벌여 허위와 과장광고를 일삼은 유사TV 홈쇼핑업체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유사홈쇼핑 업체는 방송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은 홈쇼핑 채널로 중계 유선방송 등의 일정 시간대를 할당받아 광고심의없이 광고방송을 송출하는 업체다.
이에 앞서 방송위원회는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에서 상품광고를 하는 인포머셜업체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위 측은 “인포머셜업체가 아예 광고심의를 받지 않거나 심의받은 광고와 다른 내용의 광고를 방영하는 사례가 급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인포머셜업체는 홈쇼핑과 비슷한 형태의 상품광고를 미리 제작해 방송위의 심의를 받은 후 채널사업자(PP)와의 계약을 통해 방송하는 업체다. 인포머셜은 유사홈쇼핑과 달리 합법이지만 최근 심의를 받지 않고도 광고방송을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이 때문에 홈쇼핑 사업자는 매출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왔다. 현대홈쇼핑은 유사홈쇼핑 채널의 하나인 ‘현대드림넷’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현대홈쇼핑에 항의하는 사례가 많아 곤혹을 치렀다. LG와 CJ홈쇼핑도 비슷한 상호를 사용하는 유사홈쇼핑이나 인포머셜 업체로 인해 매출면에서 타격을 받는 등 골머리를 앓아왔다.
통신판매협회 측은 “홈쇼핑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케이블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유사홈쇼핑과 인포머셜업체가 크게 증가했다”며 “소비자 피해의 대부분이 이들 업체 때문이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전문 홈쇼핑 사업자까지 싸잡아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아 5대 사업자가 공동 대처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채널에 광고방송을 내보내는 업체는 전문 사업자 5개, 인포머셜 업체 50∼60개, 유사홈쇼핑 업체 2000∼2500개 정도로 정부에서 추산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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