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에너지대란` 비상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초읽기에 들어간 이라크전에 유가가 급상승하고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이미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산업부문의 위축징후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1일 정부와 산업계는 이라크전쟁 발발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에너지 가격폭등 및 에너지 수급차질로 해운·항공 유가할증료 등 각종 물류비 인상으로 전자·정보통신산업을 포함한 국가 기간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인상될 경우 원유 수입액은 매월 약 7억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출액이 약 1억달러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가상승에 따른 수출감소는 약 1억달러 규모지만 유가상승이 세계 경기둔화로 이어질 경우 추가로 약 1억6000만달러의 수출 감소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여기에 최급 급랭하고 있는 소비심리로 인한 내수부진까지 심화될 경우 고유가로 시작된 에너지 위기가 경기침체를 장기화시켜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대 산업군인 전자·정보통신업계도 유가상승의 영향이 원자재 및 전기료, 운송비 등의 가격급등으로 나타나 심각한 원가상승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필름용 원자재, 전선용 소재 등의 가격이 20∼30% 올랐으며 전자제품의 외장재로 주로 사용되는 ABS 가격도 17.87% 상승했다. 소재생산업체인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FCCL 등 IT소재의 경우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원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3층 이하 엘리베이터 사용금지나 불필요한 전등끄기 등 과거 오일쇼크 당시의 에너지절약 방안들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원부자재보다 각종 부대비용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발생, 에너지절약을 통해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산업자원부는 우리나라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탓에 주요 경쟁국에 비해 원유가 상승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 이라크전쟁 발발시 에너지 전반의 비상대책을 수립·시행하는 ‘에너지비상대책반’을 설치, 에너지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또 유가인상에 따른 원부자재가 상승압박을 받고 있는 산업계에 각종 물류비 인상이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12일 ‘수출입물류개선협의회 실무회의’를 개최, 수출업계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각종 물류비 인상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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