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으로 데이콤·하나로통신 등 통신업체들의 주가가 출렁거렸다.
4일 증시에선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유선통신업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인수협상에 나섰던 데이콤 주가가 예상밖으로 크게 떨어진 데 반해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하나로통신은 통신주 중 유일하게 상승세로 마감했다.
또 삼보컴퓨터는 사전에 지분법 평가손실은 털어냈다고는 하더라도 결국 자회사 지분매각 실패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하한가 근처까지 주가가 급락했다.
◇데이콤은 시험대 다시 오를 듯=데이콤은 지난 1월말 이후 통신주 가운데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파워콤 인수 이후 명확한 망활용 계획과 그룹 차원의 통신사업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게 직접적 패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데이콤은 이같은 상황의 탈출구로 두루넷 인수를 노렸다. 기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기반위에 시장 3위인 두루넷의 가입자 규모와 파워콤망이 합쳐질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데이콤측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수협상 결렬로 이같은 전략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두루넷 시나리오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일정 정도의 주가 부담은 피할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남은 일”이라며 “파워콤망에 대한 계획이나 비전 제시가 늦어질수록 협상결렬에 따른 부정적 여파는 깊고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로통신에 단기 호재지만 지속성은 의문=4일 하나로통신의 주가상승을 놓고 대다수 통신애널리스트들은 의미있는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두루넷과 데이콤이 함께 추진해오던 것이 깨진 데 대한 일시적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두루넷과 데이콤의 연합전선이 무산됐지만 향후 두루넷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여전히 KT라는 버거운 상대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두루넷 초고속인터넷 이탈 가입자 확보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의 주가 긍정성이 예상되지만 이 또한 KT와의 경쟁속에서 판가름날 사안”이라며 “단기 호재성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두루넷 주식의 향방은=일단 나스닥 상장 기업의 법정관리 신청과 그 주식의 거래지속 여부에 관련된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4일 두루넷 관계자는 “3일 법정관리 신청 공시 이후에 나스닥위원회가 자체 심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선 나스닥측의 통보를 기다렸다가 그에 맞게 향후 방침을 결정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기됐던 1달러 미만 주가 문제에 대해서 두루넷은 나스닥으로부터 오는 6월말까지 거래지속 결정을 통보받은 바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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