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모든 기능은 뇌에서 시작된다’란 말처럼 뇌는 인체 대부분의 기능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핵심역할을 한다. 따라서 뇌에 대한 이해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하다. 이와 함께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연구 중 하나가 뇌영상처리 기술이다. 뇌영상처리기술이란 자기공명영상진단기 등 각종 영상기기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 뇌의 구조 및 기능, 뇌질환 등을 영상화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뇌영상처리 기술이 의사가 판단하기에 적합하도록 의료영상을 처리하는 데 주된 목적을 뒀다. 그러나 최근들어선 의료영상의 자동분석을 통해 질환의 판단유무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원하는 부위를 쉽게 추출하게 하는 기술, 3차원 기술 등에서 각종 영상의 특성을 동시 처리하는 다차원 영상처리 기술과 변형(warping) 기술을 이용한 확률뇌지도(population-based probabilistic brain atlas) 등으로 뇌영상처리 기술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뇌가 신체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기관으로 구조적 영상, 기능적 영상 등 기존의 한 가지 영상만으론 뇌 구조 및 기능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뇌 영상들을 단일화면에 함께 나타내고 처리함으로써 복잡한 뇌를 전반적으로 규명하는 핵심적인 뇌영상처리 기술로 다차원 영상처리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인구에 근거한 확률뇌지도 접근방법도 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의 뇌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를 띠는데 이를 인구에 근거한 확률뇌지도 접근방법으로 뇌의 구조 및 기능을 규명할 수 있다. 즉 정신병을 앓게 되면 뇌의 특정부위가 평소보다 작아지는 해부학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뇌 구조의 표준모델과 이를 비교하는 등 정신질환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특정 정신질환, 특정 연령대, 특정 종족 등에 대한 확률뇌지도를 작성하면 다양한 집단간의 미묘한 차이를 과학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질병의 원인과 뇌의 발달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한 좌표로 쓰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같은 뇌영상처리 기술들의 융합현상은 영상을 통한 뇌질환 판독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수술 전 계획수립 등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유한요소법(FEM)등과 같은 첨단 모델링 방법이 도입돼 수술 전후 뇌 변화에 대한 예상 등을 모의실험할 수 있다.
한양대 김선일 교수는 “새로운 의료영상기술 출현과 영상융합, 3차원 재구성을 통한 수술용 로봇, 모델링기법 등에 이르기까지 뇌영상처리 기술은 컴퓨터 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며 “의학과 공학 기술이 농축된 뇌영상처리 기술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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