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격의없는 토론문화가 국정운영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열린 청와대’로 탈바꿈하는 대통령의 근무환경에서 이미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열린 청와대, 정책과 토론의 청와대가 기본 컨셉트”라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토론을 즐기는 대통령으로 알려진 노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서부터 격의없는 토론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를 열린 토론의 장으로 개조키로 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뜻에 따라 우선 그동안 대통령 집무실과 외빈 접견 위주로 사용돼온 청와대 본관이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의없이 만나 토론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이를 위해 현재 70평 규모인 2층 대통령 집무실이 20평 크기로 축소되는 동시에 1층의 국무회의장인 세종실(90평)과 국빈 만찬장인 충무실(90평)이 사라지고 대신 비서진을 위한 사무실로 개조된다.
특히 대통령과 비서진이 언제든 만나 토론하며 함께 일하는 ‘정책 중심의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경호상 이유로 분리됐던 대통령과 비서진의 이동통로를 하나로 통합한다.
“엄숙함보다는 자유로운 토론을, 권위보다는 효율을, 권력자보다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은 비서진과 내각은 물론 국민과의 격의없는 토론을 위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청와대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http://www.president.go.kr’로 바꿔 △국민참여센터 △청와대 소식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산책 △방송국 △영문 홈페이지 등 ‘e청와대’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한마디로 e청와대를 대통령과 국민이 만나 격의없는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사이버 토론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새 정부의 기본방침인 셈이다.
이처럼 청와대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격의없는 토론문화는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토론문화가 정착되면 남북문제에서부터 노사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가 대화로 해결되는 그야말로 토론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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