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PC교체수요가 본격화돼 반도체시장 회복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요부진과 가격폭락으로 침체에 빠진 반도체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서 개막한 ‘제1회 세계 일렉트로닉 서밋(Worldwide Electronics Summit) 2003’에 모인 전세계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PC교체수요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조 연설자로 나선 도우 안드레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수석연구원은 “99년 Y2K로 인해 업그레이드된 PC로는 새로운 경향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따라올 수 없는 물리적 한계를 맞았다”며 “최근에는 심각한 보안문제도 나타나 기업과 개인들이 하반기부터 PC교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이 연구원은 특히 “1∼2월에는 비수기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이미 반도체 재고가 나흘치 분량으로 큰폭으로 감소한 점과 소비자 제품의 수요가 어느 정도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올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3%의 성장률로 무시하지 못할 성장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가전협회(CEA) 제프리 조지프 부사장은 “‘디지털 홈’의 중심이 PC냐 가전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PC교체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본다”면서 “최근 조사된 PC판매 증가도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업계 일각에서 PC교체수요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구체적인 사안이 SIA·CEA 등 공신력있는 기관에 의해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난주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가 하반기 PC대체수요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여전히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과 개인이 올해 중반에서 2004년까지 구형PC의 교체에 대대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예상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또 중국시장이 전세계 반도체산업에 미칠 영향력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연구원은 “중국은 비록 큰 나라지만 연간 소득이 4000달러가 넘는 가구가 1억가구에 불과하다”며 “만일 과잉공급이 이뤄지면 경기회복에 오히려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편 올해 처음 열린 ‘일렉트로닛 서밋’은 ‘회복을 선도한다(Leading the Recovery)’라는 주제로 전세계 30여개의 반도체업체 관계자들과 5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참석, 26일(현지시각)까지 주제 토론 및 기술전시회를 갖게 된다.
<몬터레이(미국)=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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