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분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핵심기술 확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치아래 지적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 강자로 발돋움하려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퀄컴·엔비디아 등 제조설비 없는 연구개발(R&D)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며 세계 IT업계 강자로 부상하는 등 지적재산권이 사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지재권이 강화돼 기업들이 핵심특허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특허료 부담 때문에 채산성 확보가 어려워 성장은 물론 생존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생산기술 개발과 제조에 치중해온 기존 사업전략에서 벗어나 고급 연구인력과 지재권을 핵심자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적인 힘을 기울이고 있다.
양사는 이를 위해 고급 연구인력의 유치와 핵심기술 개발을 통한 지재권 확보, 해외 주요특허에 대한 대응력 제고 등 입체적인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지재권 강화를 위해 1000억원 가까이 투입하고 매출의 7.5%를 R&D에 투자, MPEG4·3G 등 차세대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획득 건수를 늘려 해외 유수기업에 뒤지지 않는 지재권 강자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CTO를 겸임하고 있는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IP전략그룹’을 신설하고 200여명에 달하는 사내 지적재산팀을 진두지휘하며 핵심기술 확보와 이의 효율적인 활용은 물론 외부의 특허 클레임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수백억원씩 투입, 자체개발한 기술과 특허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해외 주요특허에 대한 분석자료 등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MPEG2·MPEG4 등의 라이선스권자가 되는 성과와 이를 바탕으로 크로스 라이선싱 등 다양한 협상을 통해 기술료 부담도 대폭 줄였다”며 “앞으로 핵심기술과 특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올해 R&D투자를 지난해 대비 42% 늘려 취약한 원천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전략분야인 통신사업본부에 기술기획팀을 신설, 3G 및 4G에 관련된 핵심특허 확보에 나섰다. 또 올해 신규 채용인력 중 73%를 연구인력으로 충당하는 등 R&D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CTO인 백우현 사장이 100여명의 사내 특허관련 조직을 가동하며 내부기술과 특허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R&D부서와 특허협력그룹·특허전략그룹 등이 특허 라이선싱과 내부자원의 관리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핵심 원천기술과 특허에 취약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3세대·4세대 통신에서는 결코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지재권을 보유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1등 LG를 실현한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자는 “한국 기업도 생산기술에서 탈피해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야만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삼성과 LG의 경우 우수한 상품과 판매력을 보유하고 있어 원천기술만 확보한다면 세계적인 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이 25%에 달하고 연구인력 비중이 41.6%에 이르는 등 퀄컴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 지재권 기업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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