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 바뻐’
최근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무선랜장비 BMT가 잇따르면서 무선랜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KT를 시작으로 지난주 들어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도 무선랜 BMT에 착수함에 따라 삼성전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소 벤처기업인 국내 무선랜업체로서는 기술인력을 조달하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
특히 공중망 무선랜시장의 단골손님으로 자리잡은 엠엠씨테크놀로지, 아크로웨이브, 아이피원 등은 두 사업자 혹은 세 사업자가 실시하는 BMT에 모두 참가하고 있어 인력난이 더욱 심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이미 KT가 지난달부터 진행중인 BMT에 주요 기술인력을 파견한 상태라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실시하는 BMT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욱이 KT의 경우 대전에서 BMT가 진행돼 상당수 기술인력이 현지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SK텔레콤은 경기도 분당에서, 하나로통신은 서울에서 BMT가 진행되니 말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해야 할 판이다.
무선랜업체 A사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특성상 인력운영을 최소한으로 해왔는데 갑자기 일이 겹치니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자체 인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NI 파트너사와의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경우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자의 BMT에 모두 참여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어쩔 수 없이 BMT에 ‘보이콧’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바쁠 때 바쁘더라도 무선랜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이 좋다는 게 무선랜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힘들더라도 일거리가 없는 것보다는 바쁜 편이 낫다”며 “BMT가 끝난 후 고생한 보람이 있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당초 기대에 모자라는 저성장에 그쳤던 지난해와 달리 연초부터 활기를 띠고 있는 무선랜시장이 올해는 무선랜업계에 풍성한 과실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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