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이 온라인 은행의 설립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일 발표한 ‘인터넷뱅킹 확산에 따른 금융산업 구조변화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인터넷뱅킹 전업은행은 은행산업에 경쟁압력으로 작용, 소비자에게 보다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며 “인터넷뱅킹 전업은행의 설립 허용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온라인 은행의 출현에 사실상 진입장벽을 두고 있는 금융당국에 KDI가 규제조치의 완화를 권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KDI의 김현욱·박창균 박사팀이 20개 시중은행의 분기별(2000년 1분기∼2002년 2분기) 패널자료를 근거로 실증분석을 실시한 결과 온라인 은행의 출현을 배제한 기존 인터넷뱅킹 겸업은행들만의 독과점적 경쟁구도는 결국 금융소비자인 예금자의 순효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은행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등 잠재적 경쟁압력을 유지하는 정부의 경쟁정책 수립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인터넷뱅킹 전업은행의 설립자본금 인가 기준을 오프라인 점포영업을 위주로 하는 기존 재래은행의 기준(1000억원)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온라인 은행 설립의 본질적 핵심사항으로 지적돼온 현행 은행지배구조 규정완화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은행감독 원칙은 전업·겸업은행 모두에 동일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보고서는 “인터넷뱅킹이 은행의 수익성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도입 초기 각 은행이 인터넷뱅킹 고객에 대한 우대금리, 수수료 감면 등을 제공해 수익성 제고효과가 축소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현욱 박사는 “현재 인터넷뱅킹은 은행권의 이익보다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대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으나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확산 전략은 향후 수익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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