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저항 운동의 새 기수`

 온라인 비디오게임이 단순한 포커게임이나 통제하기도 어려운 넓은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것을 의미하던 시절은 지났다.

 대다수 게임이 역할을 맡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게이머들이 사이버공간에서 온갖 형태의 저항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이들 게이머는 이라크전 반대운동은 물론 신문 발간, 자선모금 주관 등 현실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들을 온라인으로 시도하고 있다.

 소니엔터테인먼트의 텍사스주 오스틴사무소 창작담당이사인 랄프 코스터는 “온라인게임과 실제 세상 사이의 구분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빨리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게이머들은 새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인 데어닷컴(There.com)에서 게임에 나오는 꼭두각시에 옷을 입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할 수 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분노한 일부 게이머도 이미 평화시위를 조직해 등장인물들에 평화를 상징하는 옷을 입혔다. 실제로는 어렵지만 온라인게임을 이용해 특정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게이머가 8만5000여명에 달하는 미국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 에버퀘스트 플레이어들은 9·11 테러사태 이후 게임에서 촛불시위를 벌인 것은 물론 추모식도 열었다. 가장 최근 출시된 게임인 일렉트로닉아츠의 ‘심스 온라인’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인물을 통제하면서 환상적인 실생활을 연출하도록 돼 있고 식당은 물론 라디오 방송국·신문사 등도 나온다.

 반면 이에 대한 비판도 그치지 않고 있다.

 프리랜스 작가인 토니 월시는 EA가 맥도널드 키오스크를 게임에 넣기 위해 체결한 계약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항의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그는 시프트닷컴(Shift.com)에서 인물들이 “맥너깃을 먹은 뒤 토하고 아프면서 피로에 지친 모습을 보이도록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컴퓨터 성능이 향상되면서 온라인게임의 영역도 넓어져 화려한 장면 연출도 가능해졌다.

 그 결과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입자 400만명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일부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다른 경쟁자를 죽였다고 실제로 공격을 당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수백명이 게임에서 모인 적도 있다.

 그렇다면 비디오게임에도 규칙을 강요할 수 있을까. 언론의 자유를 온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일까. 조지 루커스에 대한 비난이 불법적으로 금지됐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상상할 수 있을까.

 작가 월시는 게이머들이 사이버공간에서도 실제 세상에서와 똑같은 자유를 향유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항의하면 안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언론의 자유는 실제 세상에서만큼 심스 온라인에서도 생생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변했다.

 <코니 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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