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는 17, 지금 있는 곳은 시부야, 한 시간에 2만엔입니다.”
한 여학생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뿌린 휴대폰 메일이다. 이처럼 일본인 두 명중 한 명꼴로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이용한 이른바 ‘데아이케이사이토(교제 사이트)’라 불리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급증, 일본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작년 9월 현재 이러한 교제 사이트는 어림잡아 5000개를 넘어 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인터넷 사이트가 2000여개 그리고 휴대폰 검색엔진을 통해 이용 가능한 사이트가 3400개 정도 범람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성매매 알선 등 유해성 사이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래 90년대 말부터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한 ‘엔초코사이’(원조교제, 援助交際)’라는 오프라인상의 성매매가 온라인상의 인터넷으로 옮기더니 이제는 어느 새 휴대폰에까지 침투한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교제 사이트’ 이용률이 급증하게 된 이유는 휴대폰이 청소년에게 거의 생활필수품이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또 많은 유해 사이트가 대부분 무료 아니면 아주 싼 요금으로 이용가능해 주머니가 늘 가벼운 청소년들을 현혹하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로 인한 피해사례도 경찰에 속속 접수되고 있다. 일본 경시청(http://www.npa.go.jp)에 의하면 2002년도 상반기만 해도 사이버 범죄 검거건수가 무려 793건으로 전년도 상반기 대비 2.6%(302건) 늘었다. 이중 청소년 성매매 사건이 400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으며, 이는 133건에 지나지 않았던 전년도에 비해 3배 이상이나 증가된 것이다. 특히 인터넷보다는 휴대폰을 통한 범죄 및 피해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청소년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피해자 총수 692명 중 595명(86.0%)이 18세 미만의 청소년이었으며 이중에서도 여중고생의 피해는 각각 173명, 335명으로 전체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물론 이중에는 온라인상의 메일교환을 통한 순수한 이성교제인 경우도 있지만 성매매를 통한 ‘몫돈 마련’이 목적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여기에 남성보다는 아직 이성적 판단이 어려운 청소년 여중고생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뿐 아니다. ‘미인국(美人局)’이라는 일본단어가 있는데, 이는 일본어를 제법하는 사람들은 물론 일본인들도 종종 틀리게 읽는 일본어로 글자 그대로 ‘미인국’이라고 읽지 않고 ‘쓰쓰모타세’라고 읽는다. ‘여자가 폭력배나 정부(情夫)와 미리 짜고 상대 남자를 유혹한 후 일부러 교제를 들통나게 해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를 일컫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쓰쓰모타세’ 행위가 휴대폰을 통해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어 섹스천국이라는 일본의 그림자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신종 사회문제에 가장 불안해 하는 사람들은 여자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다. 최근 ‘재팬인터넷컴’이 휴대폰 소지 청소년들의 보호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이러한 부모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보호자의 85%가 교제 사이트에 대해서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으며, 98%가 이러한 사이트 이용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 지자 뒤늦게야 관련 업계 및 관련 기관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NTT도코모가 발벗고 나섰다. 이르면 올 여름부터 청소년의 도코모 휴대폰을 통한 유해사이트 접속이 전면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부모의 동의를 얻은 몇몇 공식 사이트 이외에는 일체 접근이 불가능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당장 17일부터 ‘자신의 성매매 등급 및 화대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진메일 관람회수를 청소년들에게만은 50회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도코모측은 발표했다.
경시청도 날로 지능화되어 가는 유해 교제사이트를 이용한 청소년 성매매 근절을 위해 관련법인 ‘아동복지법’을 새롭게 고쳐 차기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그동안 18세 미만의 여자 아이는 무조건 성매매로부터의 보호대상자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스로 성매매를 요구하는 청소년들의 ‘대담성’을 고려, 원인 제공을 한 여자아이들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경시청의 관련법 정비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직 윤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춘기 소녀들을 가해자로 몰기보다는 사회적인 선도와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는 논리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분위기다.
휴대폰의 편리성과 익명성 등의 약점을 악용한 유해성 교제 사이트 그리고 이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이용하는 여학생들과의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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