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미국의 인터넷 관련기술을 따라잡는 데 30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독일 정보통신업협회 비트콤(BITKOM)은 컴퓨터보급 및 이용현황에 대한 국제비교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면서 “특히 교육과 의료분야에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이 최근 전했다.
비트콤은 독일의 인터넷 시장규모가 전세계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이고 국민 2명 가운데 한 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어 여건이 나쁜 편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 국가와 미국에선 주민 10명 중 8명이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설명하며, 특히 공립학교 컴퓨터 보급률에선 독일의 경우 학생 14명당 1대이며, 28명당 1명만이 인터넷을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어 학교에 대한 인터넷 보급률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에서 포르투갈과 그리스를 제외할 경우 꼴찌인데, 덴마크의 경우 학생 1인당 1대가 보급돼 있다고 협회는 밝혔다.
또 독일 병원이나 약국 등 의료계의 컴퓨터 이용률은 교육계보다 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의사 가운데 컴퓨터를 이용해 환자 진료관련 기록을 작성하거나 전송, 발급하는 비율은 6%로 유럽에서 가장 낮았다.
베른하르트 롤레더 비트콤 회장은 “온라인 비즈니스 업계에 이같은 상황은 엄청난 손해”라며 “일반인 특히 학생의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에서 차이가 나면 관련 기술개발과 산업발전에도 다른 나라와 큰 격차가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은 최소한 5∼10년 안에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간 컴퓨터 신규 설치대수가 150만대인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독일이 미국을 따라잡는 데 3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인들의 인터넷 사용률이 서유럽 최하위 수준인 이유는 제한된 영어구사능력과 상대적으로 비싼 컴퓨터 가격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웨덴처럼 자녀에게 컴퓨터를 사주거나 기업이 학교에 컴퓨터를 기부할 경우 세금혜택을 주는 등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이용을 촉진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협회는 목소리를 높였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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