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이 풍미하던 시대를 급변시켰듯이 나노기술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산학연 관계자들이 교육 과정의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E타임스에 따르면 미 산학연 관계자들은 최근 디자인콘2003 콘퍼런스 부대행사로 열린 나노관련 워크숍에서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주장하고 교육계가 나노시대에 대비하지 않으면 미국의 산업이 정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지어 일부 관계자는 K-12(초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나노기술에 대한 조기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과학재단(NSF) 산하의 나노기술조정사무소의 이사인 제임스 머데이는 교육 과정 개편이 시급한 이유에 대해 한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대만, 중국 등이 미국에서 개발된 나노기술 IP를 수집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점을 들었다. 머데이는 “나노 분야 IP 확보에 매달리고 있는 일본이 80년대 반도체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에서 개발된 기술로) 상용화한 나노제품을 역공급하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오는 2015년 1조달러에 이를 나노기술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춘 5000명의 대학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넬대 교수인 샌딥 티와리도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커리큘럼과 직업 목표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며 “나노기술의 출현은 진공관에서 트랜지스터, 또 트랜지스터에서 IC로의 전환기와 같은 패러다임 시프트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60∼70%의 대학생이 과학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인문 분야로 전환해서는 이같은 환경에서 버텨낼 수 없다”며 “전체 물리 및 엔지니어링 교육 과목을 개편하고 대학을 4년제에서 5년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나노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NSF가 운영하는 6개 나노과학엔지니어링센터 중 하나인 코넬대의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센터는 현재 교사, K-12, 대학 및 대학원생, 일반 등으로 나눠 나노기술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NSF는 이같은 프로그램이 90년대 인터넷 붐과 같은 열풍을 나노분야에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데이에 따르면 현재 미 연방 정부는 예산의 1% 정도를 나노기술에 투자하고 있으며 16개 연방기관이 이에 관련돼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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