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루가와, 광섬유 특허침해 혐의 제소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광통신망 시장을 놓고 일본과 미국의 선두 업체들이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광섬유 제조업체 후루가와전공이 미국의 코닝케이블시스템인터내셔널을 광섬유 관련 특허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후루가와는 코닝 케이블 시스템 인터내셔널에 62억엔(약 620억원)의 손해배상과 함께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8코어 테이프 와이어의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코닝케이블시스템은 세계 최대의 광섬유 제조사인 미국 코닝의 자회사이며 후루가와는 세계 2위의 광섬유 업체다.

　후루가와는 코닝케이블시스템이 자사가 특허를 보유한 8코어형 테이프 와이어 기술로 광섬유를 제작·판매해 60억엔 이상의 부당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후루가와는 지난 1996년 이 기술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 8코어형 테이프 와이어는 후루가와의 주력 제품으로 대용량 통신회선에 주로 쓰이며 NTT 등의 대형 통신업체들이 많이 사용한다.

　후루가와가 코닝을 고소한 것은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 광섬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광섬유 시장은 세계적 통신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1년도에 총 1억3000만㎞ 규모였던 세계 광섬유 시장은 지난해 5000만㎞로 줄어들었다. 후루가와도 생산 시설을 50% 가량 줄여야 했다.

　그러나 중국의 통신인프라 구축 작업과 일본의 광통신망 사용 확대로 시장 상황은 차츰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광섬유 제조 업체들이 모두 새로운 성장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후루가와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특허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기업이 외국 기업을 상대로 이런 거액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