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의용생체공학 기술리뷰](3)자기공명영상진단기

 현대의학의 영상촬영진단장비 중 해상도가 가장 뛰어난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는 해부학적인 영상에서 생화적인 신진대사의 변화를 영상으로 담아내는 쪽으로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높은 자장의 특수자석이 개발되고 여기에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속속 접목되면서 치매·정신질환·환상·언어학습반응 등 그동안 규명하기 힘들었던 임상에도 MRI가 점차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MRI는 0.05테스라(Tesla) 또는 0.1T 자석이 표준이었다. 0.35T 이상은 인체의 안정성에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1.0T 및 1.5T MRI가 상용화돼 널리 보급됐다. 1990년대엔 6.0T 및 7.0T MRI가 제한적으로 첨단 분야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실로 20년 만에 MRI의 자장세기가 140배 가량 커진 셈이다. 이같은 배경엔 무엇보다 MRI의 무한한 임상적 가치의 잠재성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선 고자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고 이를 기술적으로 가능케 한 공학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고자장이 갖는 장점은 우선 신호대 잡음비(SNR) 및 자화율이 자장의 세기와 정비례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더욱 깨끗한 영상과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고 신체 영상 두께도 더욱 얇게 촬영할 수 있게 됐다.

 또 촬영시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3T의 경우 1.5T보다 4배 빠르게 촬영을 할 수 있어 많은 환자를 진단할수 있고 외부 조영제 주입을 통한 혈관침투 효과 측정시 시간적으로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는 등 진단가치를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기공명 분광기법으로 측정 가능한 최소 병변부피가 작아져 미세병변에 대한 진단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신진대사 정보를 알수 있는 각종 스펙트럼 분리가 선명해져 스펙트럼의 높이와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것이 고자장의 장점이다.

 물론 고자장도 단점을 안고 있다. 고가의 자석, 고주파 전력 증가에 따른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고자장에 대한 FDA규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만 3T MRI의 경우 미국 GE가 1996년 FDA 승인을 내줬고 과대한 고주파 전력이 인체에 가해지는 안전성 문제로 복부촬영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한 복부촬영 코일이 개발됨에 따라 최근 심장·콩팥 등 복부 영상촬영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멘스·필립스 등 유수업체는 3T 등 초고자장 MRI 개발에 주력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국산 3T MRI도 개발됐다. 1997년 가톨릭의대와 메디슨이 산학 협동으로 세계에서 미국·독일 등에 이어 세번째로 성공했다. 특히 외산에 비해 설치면적은 5분의 1로, 무게는 4분의 1로 줄임으로써 기술력이 뒤지지 않음을 과시했다.

 아이솔테크놀로지 이흥규 연구소장은 “고자장 MRI는 영상 및 분광기술, 생리학적 영상촬영기술, 실시간 생체반응측정기술 등을 통해 인간 생리현상과 근본적인 병변 원인을 더욱 깊게 연구하는 동인을 제공할 뿐 아니라 뇌신경 과학발전에 적지 않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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