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PC업체, 수익성 우선 정책으로 변경

 수익성 위주의 경영풍토가 가격파괴를 일삼던 중견 PC업체들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주컴퓨터·주연테크컴퓨터·세이퍼컴퓨터 등은 올해 들어 매출확대보다는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시장전략을 수립하고 적정한 마진이 보장되도록 PC가격을 인상하는 등 지난해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앞날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이 위험을 무릅쓴 무리한 확장을 기피하는 대신 현금과 수익성을 확보해 안정성과 미래를 도모하려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이퍼컴퓨터(http://www.popu.co.kr) 박종진 사장은 “지난해처럼 가격경쟁만 하는 것은 PC업체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판단돼 과감히 수익위주로 올해 사업방향을 수립했다”며 “1월 매출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지만 마진구조가 크게 개선돼 대리점이나 본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퍼컴퓨터는 올해 사업부별로 매출목표를 수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수익목표를 먼저 잡는 방식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세이퍼컴퓨터는 지난달 PC가격을 지난해 12월 가격대비 12% 정도 인상했다. 또 지역별 대리점 연합회에서 요구하는 PC 제품을 별도로 제작해 공급하고 본사 공통 모델을 없애는 등 대리점 양질화에도 착수했다.

 주연테크(대표 송시몬 http://www.jooyon.co.kr)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확대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노렸으나 PC업계 전반적인 출혈경쟁으로 오히려 코스닥 및 금융권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며 “시장이 수익성 경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수익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PC가격 파괴를 주도했던 주연테크컴퓨터도 지난달에는 펜티엄4 2.4㎓급의 PC와 17인치 모니터·스캐너·프린터를 포함한 패키지를 125만원에 판매했으나 이달에는 스캐너·프린터를 제외하면서도 129만원으로 인상했다.

 현주컴퓨터(http://www.hyunju.com) 김대성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회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라며 수익위주의 경영방침을 밝혔다. 상장사여서 타사에 비해 시장의 압박을 크게 받는 현주컴퓨터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위주 경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83억원의 큰 적자를 기록했던 이 회사는 이 덕분에 하반기에는 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박시범 LGIBM 이사는 “가격 파괴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홈쇼핑업체들이 올해부터는 수수료위주로 매출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가격파괴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는 것도 중견 PC업체들이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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