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세계 최대 온라인 업체 AOL의 분기별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AOL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가입자 수가 전분기에 비해 17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모기업 AOL타임워너가 가장 우려한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AOL 분리 등 다양한 처방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특히 AOL타임워너가 AOL의 정상화를 위해 광대역 부문을 강화키로 하고 대규모 자금을 들여 지난해 말 야심차게 선보인 ‘AOL 8.0’ 서비스 발표 이후여서 회사 측에 한층 더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OL타임워너는 지난해 전체적으로 98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AOL 8.0의 홍보를 위해 10억달러를 투입했다.
투자자들은 AOL의 전략이 벼랑끝에 다다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관계자는 ‘에이오-헬(AO-Hell)’이라고 비아냥거리면서 “AOL 앞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다시한번 불어닥쳤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는 “AOL의 가입자 감소는 회사의 장기적인 건강성에 새로운 두려움을 던져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AOL의 가입자 수 축소가 발표된 날 AOL타임워너의 주가는 급격히 떨어졌다.
이로써 AOL은 광고시장 급감뿐 아니라 소비자 감소라는 위험에도 직면하게 됐다.
늘상 제기되는 AOL과 타임워너의 분리설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의 관계자는 “AOL의 사업은 한계에 왔지만 타임워너의 사업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OL 가입자 수 하락에 대해 “전화 접속방식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가입자 경쟁을 지양하고 가입자들이 온라인에서 시간이나 돈을 쓰는 형태로 사업모델로 잡아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UBS워버그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딕슨은 “이를 위해서는 광대역 시장 진출이 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내 265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352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기반은 AOL의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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