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HP·싸이버뱅크·제이텔·삼성전자 등 4강체제로 형성됐던 국내 PDA시장 판도가 올해들어 다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PDA시장 1, 2위를 다투던 한국HP·제이텔 등이 후속모델 출시 지연으로 당분간 시장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데다 모바일미디어텍·지메이트 등이 시장에 진입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올해 시장 판도를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조심스레 2강(싸이버뱅크·삼성전자), 2중(한국HP·제이텔) 체제로 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 약세 예상되는 한국HP와 제이텔=지난해 6만대를 판매, 1위에 올랐던 한국HP는 CDMA 모듈 내장 PDA폰 개발이 계속 늦춰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는 KT 수요와 기업 수요에 의존해야 할 처지다. 가장 큰 수요처인 SK텔레콤에는 지난해말부터 제품공급 요청이 끊긴 상태다.
한국HP측은 “비록 SK텔레콤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KT 물량이 확대되고 있어 급격한 물량감소는 없을 것”이라며 “하반기에 CDMA내장 PDA를 출시하면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텔레콤 구매물량에 많은 부분을 의존했던 제이텔은 다음달부터 SK텔레콤에 공급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어서 시장지배력 약화가 예상된다. SK텔레콤측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흑백 PDA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요피 등 보급형 모델이 출시된 데 따라 다음달부터 제이텔 구매 물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이텔은 오는 5월 출시 예정인 컬러 셀빅 PDA폰이 출시되기 이전까지 통신모듈이 내장돼 있지 않은 단독형 제품을 판매해 공백기 충격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제이텔은 최근 사전기능이 내장된 ‘셀빅엠딕’을 출시했다.
◇강세 예고하고 있는 싸이버뱅크와 삼성전자=지난해 5만7000여대를 공급한 싸이버뱅크는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지연에 따라 상대적인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싸이버뱅크는 SK텔레콤에 지속적으로 물량을 공급중인 데다 KT의 네스팟 물량, 그리고 KTF에도 이달부터 공급을 시작해 3개 사업자를 모두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 회사는 올해 월 1만5000대를 판매, 총 18만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는 SK텔레콤으로부터의 제품 주문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KT 물량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영업력을 집중해온 기업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남에 따라 올해 지난해 대비 세 배 가까이 증가한 12만대의 판매 목표를 수립했다.
삼성전자측은 “올해 기업 수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특히 금융·교육·물류 분야를 중점 공략하고 가격정책을 유연하게 집행, 시장 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시장에서 한국HP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데다 차기모델부터 통신 모듈이 분리방침으로 통신사업자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삼성전자의 시장확대에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밖에 지메이트는 최근 SK텔레콤을 통해 요피를 출시, 시장개척에 나섰으며 모바일미디어텍은 다음달 SK텔레콤에 보급형 모델을 공급하고 상반기 내에 포켓PC기반의 PDA를 출시,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PDA업체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싸이버뱅크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에 경쟁사들의 후속 제품이 출시될 경우에는 판도가 또 달라지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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