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인터넷을 통해 장관과 주요 인사를 추천받는 등 정책 결정에 있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세기 정보산업의 총아인 인터넷이 파격적인 인사를 실험하려는 것이라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6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있어 인터넷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인수위원회가 인터넷 정치에 애정과 애착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민주주의의 실험은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인재와 정책을 추천받겠다”는 데서 과거 우리 정치의 가장 큰 폐단인 밀실정치·보스정치·패거리정치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게 되는 것 같아 희망과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제 명실공히 인터넷으로 인재를 추천받아 등용하겠다니 격세지감이 들며 뭔가 나아지리라는 기대도 가져볼 만하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인사와 정책이 잘될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는 기름과 물처럼 결코 섞이기 쉽지 않은 것이다. 인터넷의 검증과 공개주의가 공직자의 도덕성을 높이는 데는 기여하겠지만 과연 자질과 능력, 경쟁력까지 검증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정을 이끌어나갈 장관을 대중공모방식으로 뽑는 것도 일면 문제가 없지않다. 인터넷에는 특정계층의 영향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장년층의 견해는 거의 없다시피하며, 지나치게 인기에 영합할 수도 있고, 시민단체에 대한 청탁과 로비라는 새로운 문제점과 부작용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인터넷 정치에 대한 찬반여론이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조작되거나 동원된 여론을 막을 확고한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으로 한 나라의 장관을 추천받고, 국가의 새로운 정책제안도 받는다면 그것은 분명 새로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많은 네티즌의 여론을 듣고 참고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민의수렴기구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우리 정치가보다 국민에게 투명하게 다가서는 열린 시대를 구현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넷 언어폭력과 특정인에 대한 일방적인 비방과 비난에 대한 정화작업부터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최명연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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