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코텍 이한구 사장

 “게임 소프트웨어는 처음 개발 때부터 하드웨어 사양을 고려해야 합니다. 개발이 끝난 후 하드웨어에 맞추는 데 급급하다 보니 화면에서 제 색상을 내기 어려운 거죠.”

 이한구 코텍 사장(54)은 국내외 게임을 비교해 모니터상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분석한 결과, 외국 게임업체는 처음부터 모니터 사양에 맞춰 개발을 고려하는 반면 국내 업체들은 일단 개발부터 해놓고 나중에 맞추려는 관행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5년부터 산업용 모니터를 개발해온 전문가로서 하드웨어를 고려하지 않으면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조언이다.

 코텍은 국내 산업용 모니터 분야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해외에서도 카지노 등 게임용 모니터 시장에서는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7억원, 이 가운데 95% 이상은 해외 수출로 채우고 있다.

 “올해 목표는 해외 시장의 다변화 및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입니다. 매출도 710억원으로 크게 늘려잡았죠.”

 그는 미국 중심의 시장을 유럽과 아시아쪽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산업용에서 의료용, 군사용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분야가 다른 시장을 뚫는다는 점을 감안해 최근 영업 담당 임원을 삼성전자에서 영입해오는 등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에 2개, 미국에 3개인 애프터서비스센터 운영도 강화하고 해외에 모니터개발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매출액 대비 2%인 연구개발비도 4%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가 코텍의 이같은 움직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난해 8월부터 스리엠 OEM 물량을 100% 소화하면서부터다. 그동안 IBM 및 HP 등에 납품해온 터치스크린 모니터 물량 100%를 영국 기업에서 코텍으로 옮겼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다.

 “19인치 데스크톱용이 대당 300달러라면 산업용은 그 2배 이상인 800달러, 의료기기용은 1000∼1만달러에 달합니다. 군사 항공용은 그보다 더 비싸죠. 고부가가치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그는 제품의 고부가가치뿐만 아니라 조직 선진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직무분석시스템 및 전사적자원관리 가동 등 선진경영기법 도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의료용·군사용 모니터가 고부가가치 제품인 반면 위험성도 높다. 개발에 드는 시간에 비해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높지 않다는 얘기다. 이는 코텍이 사업을 벌이는 데 단점으로 작용하면서도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미에서 장점으로도 바뀔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예측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받은 만큼 세계 1위 자리를 계속 이어갈 겁니다.”

 <글=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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