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전업체들이 디지털TV는 물론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백색가전과 오디오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글로벌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이트로닉스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외 생산량을 크게 늘린 가운데 디지털TV의 현지 증산에 나서는 등 글로벌생산기지화가 급피치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의 지난해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분야의 생산증가분은 전량 해외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총 95만대를 증산한 세탁기의 경우 중국(30만대), 태국(50만대)이 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에어컨 역시 140만대의 증산량 대부분을 중국 쑤저우(100만대)에서 맡았고 70만대를 늘린 냉장고의 경우 태국 스리라차(40만대) 외에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처음으로 30만대를 생산, 생산기지 글로벌화 양상을 보여주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2001년 총 22만대, 2002년 61만대의 디지털TV 생산량 가운데 해외생산규모가 각각 18% 정도를 차지했으나 올들어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에서 디지털TV 생산비중을 크게 높인다. 이 회사는 총 110만대의 디지털TV 생산량 가운데 25만대를 멕시코와 중국 선양공장에서 생산하면서 해외 생산비중을 23%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이 회사는 기존 보급형 백색가전 위주의 해외 생산기지화 전략을 보여 온 가운데 북미와 중국에서 고급 디지털TV의 증산을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톈진공장의 에어컨 생산량을 늘리면서 지난 2001년 총 생산량 789만대 가운데 30%를 차지했던 해외 생산규모를 지난해 842만대 가운데 3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박석원 LG전자 상무는 “LG전자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관세경감을 목적으로 했으나 최근 북미시장 확대로 글로벌 기지화가 톡톡히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김충훈)도 올들어 구조조정의 차원에서 해외 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백색가전 생산기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생산기지를 강화한다는 기본전략을 굳히고 올해 중국 톈진 전자레인지 공장의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50% 가량 늘린 284만대를 집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디오전문업체인 이트로닉스(대표 강석규)도 지난 2000년 이후 중국 선전으로 생산라인 이관을 시작, 총 100만대 가운데 33만대였던 중국 생산량을 지난해에는 65만대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75만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 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인 팬웨스트는 지난 2001년 중국 퉁관공장에 35만 화소급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공장을 설립, 최근 160만∼200만 화소급 카메라 생산을 위한 설비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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