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2003년 아태 IT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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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래/한국IDC 부사장

 

 ◇머리말

 2002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은 10년만에 최악이었다는데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시장규모는 전년에 비해 2% 이상 감소하는 등 2년 연속 위축됐다. 후반기들어 회복되리라는 기대는 기업회계 부정사건과 주식시장 붕괴로 여지없이 무너졌다. 실업과 예산동결은 매일 같이 벌어졌다. 소비자들의 신뢰지수 추락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었고 기업 합병도 계속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조기에 종결되면서 찾아온 휴식기간도 잠시였을 뿐 이라크에 드리워진 새로운 전쟁에 대한 우려가 시장 조기회복의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통신 및 IT시장도 세계적인 사건들의 영향을 받았으나 다른 지역에 비해 영향이 덜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2002년도 아·태지역 IT 시장은 현재의 미국 달러화 기준 전년에 비해 5% 성장했다. 올해 아·태지역(일본제외, 이하 같음) IT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본고는 IDC의 아·태지역 애널리스트들이 올해 이 지역 통신 및 IT시장에 대한 10대 예측을 정리한 것이다.

 1. 올해 아·태지역 IT 시장은 11% 성장, 810억달러에 달한다.

 IT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나 국제테러의 발생, 일본과 중국의 금융위기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요인은 전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아·태지역 IT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2003년도 시장전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으며 회복되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아·태지역의 올해 IT 시장은 2002년에 실적이 좋지 않았던 중국의 시장상황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기업간 합병이 계속되며 하드웨어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다. PC와 중저가 서버, LAN 하드웨어 등 일부 부문은 2002년의 부진한 실적과 다르게 회복이 예상된다.

 2. 아·태지역 통신서비스 시장은 세계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11% 늘어 137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아·태지역 통신서비스 시장은 작년대비 11% 성장한 1371억달러로 예상된다. 고정회선(fixed-line) 서비스 매출은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하게 된다. 음성 서비스(PSTN과 VoIP 등)는 중국 등 많은 나라의 규제가 철폐되면서 매출이 증가,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하면서 고정회선 서비스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임대회선과 ATM, 프레임릴레이, IP-VPN, 부가서비스(VAS), ISDN, x.25, 디지털데이터네트워크(DDN), 광대역 접속서비스 등 데이터 서비스 시장이 올해도 고정회선 서비스 매출의 나머지 31%를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또 이 지역의 2.5G 서비스 보급이 늘면서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가 가속적으로 늘겠지만 3G 보급은 여전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3. 기업과 ‘핫스폿’이 무선LAN 수요를 견인한다.

 무선LAN은 범용 접속기술이라는 인식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아·태지역 무선LAN 장비(액세스 포인트와 카드 포함) 시장은 80% 성장해 2억2654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핫스폿 지역과 기업 부문에서 지속적인 수요가 2003년도 성장을 주도할 것이다. 또 광대역접속이 증가하고 이통 접속장치(휴대폰과 PDA 포함)의 보급이 늘면서 가정·개인 사용자 시장으로부터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이 지역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용 무선LAN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가정·주거 부문 성장을 유도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선랜과 고속 이통데이터(셀룰러)가 2.5/2.75G 서비스를 보완, 가입자를 지원하는 셀룰러 서비스 사업자들과 상호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노력들이 이 지역의 3G 서비스 출범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4. 인도의 선두 IT서비스 업체가 글로벌 업체로 부상한다.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수출사업체들은 IT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에 빠진 지금 ‘비용절감’이라는 전세계적 몸부림을 새로운 기회로 붙잡을 수 있게 됐다. 2002년 TCS, 인포시스, 와이프로, 사티엄은 3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과 신뢰도를 갖는 제품을 갖춰 경쟁 기업들이 쉽사리 모방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회사들은 IT 서비스 가치체계를 끌어 올리고 애플리케이션 관리는 물론 IT 아웃소싱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아웃소싱 부문에서도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5. 아·태지역 네트워크 연결형 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10억달러를 돌파한다.

 네트워크 스토리지 환경으로 이행해가는 움직임은 아·태지역 많은 나라들에서 볼 수 있다. 이 지역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디스크 스토리지 시스템을 단일 서버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중이다. 그러나 저장·접속 대상 데이터가 급속도로 증가되면서 스토리지 자원의 관리 능력에 대한 요구가 급속도로 증가되고 있다. 올해는 광섬유 채널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SAN(Storage Area Network)이나 이더넷랜 기반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방식과 같은 솔루션들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가격 경쟁력과 사용편의성을 내세운 또다른 프로토콜인 iSCSI도 부상하게 될 것이다.

 6. 리눅스가 유닉스 시장을 잠식한다.

 리눅스 보급이 늘 것이다. IBM이 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비스 사업자들이 적합성을 확인했고 유닉스시장 통합 잠재성과 IA-64 엔트리 레벨 시장과의 상승효과, 클러스터링 기능 및 임베디드 시스템에서의 급속한 보급 속도 등이 장기적으로 리눅스의 생존을 짐작케 하고 있다.

 아·태지역의 리눅스기반 서버 시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하드웨어 업체와 애플리케이션 지원분야에서 장점에 힘입어 갈수록 확대되는 광범위한 플랫폼 지원 때문이다.

 7. 온라인게임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등장한다.

 온라인 게임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요 형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아·태지역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아·태지역에서도 2002년 말에는 온라인 게임이 온라인 구매보다 더 일반화되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온라인 게이머의 수가 온라인 바이어의 수를 2대1로 앞질렀다. 한국은 응답자의 반수가 자신을 온라인 게이머라고 대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 대한 1차 접근 통로는 가정용 PC지만 인터넷에 연결되는 게임 콘솔과 공용 LAN을 사용중인 게임방도 인기를 얻고 있다.

 8. 컨버지드 휴대기기 보급이 폭증한다.

 올해는 휴대단말기와 PDA를 결합시킨 통합형 장치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게 될 전망이다. 이전에는 높은 가격과 덩치가 큰 제품 형태 때문에 인기가 없었지만 새로이 등장하는 이들 통합형 장치는 가격도 높지 않고 외관도 좋게 개발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다. 올해는 이런 형태의 새로운 통합형 제품 시장이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부문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을 주도한 업체는 대량으로 제품을 시장에 쏟아 내놓으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친 노키아와 소니에릭슨 등이다.

 9. 디지털 사진이 필름 사진 시장을 압도한다.

 스캐너와 디지털 카메라, 이동통신 장비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이미지 시장이 필름 이미지 시장을 하루가 다르게 잠식하여 들어가고 있다. 디지털 스틸 카메라의 보급이 늘면서 제작된 디지털 사진의 양도 크게 늘었다. IDC는 2002년에는 전세계적으로 2300만대의 디지털 카메라가 판매됐으며 올해는 2800만대를 넘게 판매될 것으로 추산했다. 아·태지역 시장성장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디지털 카메라 업체의 공격적인 홍보 전략과 증가되고 있는 인터넷 활용, 제품 품질의 개선, 이미지 중심의 자료 제작, 이 지역의 IT 사용자 커뮤니티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가정 프린팅 옵션도 사용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사진 프린팅 부문의 주요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10. 비즈니스 연속성과 보안솔루션이 CIO들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한다.

 국제적·국지적 테러 공격과 자연재해, 계속되는 바이러스 등의 공격 때문에 아·태지역의 기업들은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하는 데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IDC는 기업체들마다 비즈니스 연속성 확보를 위해서 보다 많은 예산을 저장 솔루션과 보안 솔루션을 갖추는 데 할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안 솔루션에 대한 투자가 2002년의 18억달러 수준에서 2003년에 25억달러 규모로 증가하면서 올해는 보안 솔루션의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34%는 서비스 부문에 집중될 것이며 31%는 소프트웨어, 23%는 하드웨어 특히 보안 장치 부문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IDC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재해 복구와 비즈니스 연속성 유지를 위한 컨설팅, 솔루션의 설치 등 외부로부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6억5500만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부 서비스에 지출이 2003년도에는 2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맺음말

 올해 아·태지역 IT 시장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예상 성장률은 현재 달러가치 기준 작년대비 11% 늘어난 810억달러로 전망된다. 통신서비스 시장도 11% 성장, 13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IT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IT 분야 투자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장기적인 성장과 조직생존을 위해 IT 투자가 필요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어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 올해 일상적인 IT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가장 긴급한 사안이 될 것이다. 이밖에 ‘위기요인’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는 사업의 지속성 확보와 IT 보안 강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