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 chyim@tta.or.kr
우리나라가 지난 9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이동통신 기술이 크게 성공하면서 지난해 말 통계를 보면 이동통신단말기 수출이 연간 112억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 11월 무선통신기기 월 수출액이 15억8000만달러로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앞질렀다고도 한다. ETRI의 보고서에 의하면 CDMA 이동통신산업은 96년부터 2001년까지 6년간 생산유발효과 125조원, 고용유발효과 142만명 등 우리나라 국민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친 것으로 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CDMA 기술개발이 시작된 것이 지난 89년으로 기억된다. 그때 당시 우리나라의 무선통신 기술분야 기반이 너무 취약했기 때문에 상용화하기엔 너무 어려운 기술이라는 주장이 많이 있었고 무모한 프로젝트라는 얘기도 있었다. 당시 개발 주관기관인 ETRI 내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이 바로 CDMA 개발과제였다. 문제투성이 연구과제가 지금은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의 실상은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기술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고 대부분의 통신장비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80년대 TDX 교환기 개발을 성공시켜 전화보급을 단시간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90년대엔 CDMA 개발의 성공으로 이동통신을 단숨에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의 결과에 만족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IT분야는 기술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10년 후, 아니 5년 후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 2000년대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CDMA 이후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필자도 문제제기를 하지만 답변할 능력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인가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뭔가 손에 확실하게 잡히지 않는다. TDX와 CDMA를 통해 필자가 느낀 한가지 분명한 점은 여러 사람들이 꼭 해야 한다고 쉽게 합의한 것보다 반대로 주변에서 불가능하다거나 무모하다는 등의 반대의견이 많은 연구과제를 추진하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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