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성전자가 0.90㎛ 초미세공정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웨이퍼와 세라믹 패키지.
D램을 포함한 반도체업체들의 사업성패는 시의적절하면서도 과감한 투자에 달려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에 성공한 반도체기업들이 모두 같은 매출이나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 및 생산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력을 갖췄을 때만이 무한경쟁시대에서 생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의 이미지를 갖출 수 있다.
오늘날 D램업계의 공정미세화 기술수준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같은 세대의 웨이퍼를 기준으로 같은 수율이 보장된다는 전제아래 공정을 한단계 추가로 미세화할 경우 생산효율성은 30∼40% 가량 향상된다.
일반적으로 0.13미크론(㎛)인 미세화 수준을 0.10㎛ 이하로 전환할 경우 공정미세화 핵심장비인 노광(리소그래피)장비를 종전 248나노미터(㎚) 파장의 불화크립톤(KrF) 스캐너에서 193㎚ 파장의 불화아르곤(ArF) 스캐너로 대체해야 한다.
노광장비 제조업계는 안정성을 이유로 KrF 스캐너의 미세화 한계 때문에 0.12∼0.13㎛을, 차세대 스캐너 장비인 불화아르곤(ArF) 스캐너는 0.09㎛대를 권장하고 있어 공정을 추가로 미세화하려면 이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가격경쟁력 후퇴를 감수하고 대당 수천만달러를 호가하는 ArF 스캐너를 맹목적으로 도입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내 D램업계는 연내에 공정미세화 수준을 0.10㎛ 정도로 낮출 예정이지만 KrF 스캐너를 ArF 스캐너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 ArF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고도 공정미세 효율을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한단계 이상 높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D램 제조공정의 90%를 0.13㎛까지 미세화했다. 또 올해는 공정의 대부분을 0.09∼0.10㎛으로 추가 미세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공정 노하우를 기반으로 KrF 스캐너를 이용해 0.90㎛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 기반에는 우수한 특성의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재료업체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노광시 가장 효과적인 레이저 파장 노출시간과 에칭에 견딜 수 있는 최적의 감광제 도포 두께를 찾아내는 등의 노력이 수반됐다.
여기에 조명계를 자체 개선해 레이저가 렌즈의 어느 부분을 통과했을 때 효율성이 증대되는지를 찾아내는 빛의 경로 조성 기술이나 마스크를 찍을 때 위상반전효과를 보상해주는 특화된 기술 등 획기적이면서도 포괄적인 공정운용상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이상의 기술을 완벽하게 집대성,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표출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001년 하반기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고도 개런티 범위가 0.18㎛인 스테퍼를 적용해 0.15㎛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운용기술인 블루칩 프로젝트를 완성, 세계 특허를 내기도 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블루칩 기술 이후에 0.13㎛ 공정의 프라임칩 기술을 개발한 것을 비롯, KrF 스캐너로 0.10㎛까지 미세화할 수 있는 골든칩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지난해 말부터 512메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을 생산중이다. 또 올 상반기중 골든칩 기술이 적용된 256메가 DDR SD램과 1기가 DDR SD램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D램산업이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같은 장비나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특화된 공정기술력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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