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 통일정보센터 소장 choisung21@hanmail.net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그를 지지했던 국민에게 있어 ‘월드컵 4강 진출의 신화’를 넘어서는 또 한 편의 ‘거대한 정치혁명의 드라마’였다. 그렇다면 민주당 경선을 통해 점화된 소위 ‘노풍’이 대통령 후보직 사퇴위기까지 몰리면서도 또다시 점화된 제2의 노풍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원인은 무엇인가. 더욱이 선거 막판에 터진 수출 미사일을 탑재한 북한 선박의 나포사건과 선거 전날 터진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라는 메가톤급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한 국민의 요구는 무엇인가.
필자는 무엇보다도 우선 전쟁보다는 평화 그리고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와 협력을 바라는 국민의 평화지향적 요구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해방 이후 수십년 동안 기득세력으로 자리잡은 일부 특권세력의 대변자가 아니라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 그리고 정치인만의 폐쇄된 낡은 정치구조를 청산하고 열린 정보시대를 열어달라는 젊은 네티즌들의 강력한 희망과 요구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대결·갈등·분열·투쟁’으로 상징되는 구 정치를 청산하고 ‘평화·화합·통합·창조’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적 요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당선자의 첫 일성이 “본인을 지지하지 않은 다수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제 냉전시대의 색깔론적 공세와 수구적인 대북 봉쇄정책 등으로 극한적인 남북 대결상황을 만드는 것을 대다수 국민은 원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문제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전개되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에 대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국민은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국민의 최우선적 기대는 우선 북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한반도에서 전쟁의 어두운 먹구름을 걷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도, 국제경쟁력 강화도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고조 상태에서는 사상누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노 당선자가 천명한 “미국과 달리 한국민에게 북핵문제는 사활적 이해가 걸린 생존의 문제이기에 미국의 어떠한 조치도 한국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대북특사 파견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최근 두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확인된 미국정부와 미국민의 안이한 대 한반도 인식은 획기적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무현 정부는 명실상부한 남북 화해협력시대를 열어 실질적인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경협과 남북 IT교류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김정일 위원장은 최근까지 남북 IT교류협력의 발전을 통한 단번도약 발전전략을 수립해 북한의 국가발전전략의 일환으로 비중있게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 여타 분야의 남북관계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남북IT 분야에 있어서 교류협력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북핵위기 등으로 말미암아 일시적으로 제약을 받고는 있지만 노무현 정부는 남북한의 공동 번영발전을 통해 동북아 허브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수준의 IT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낙후된 전자정부의 수준을 질적으로 제고함은 물론 통일한국에 대비한 중장기적인 IT발전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이다.
최대의 위기는 어떤 면에서 최고의 기회다. 21세기 최대의 벤처산업은 북핵위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일IT산업이라 확신한다. 세계 최강국으로 비약하는 거대한 중국시장은 물론이고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아·태 국가의 무궁무진한 잠재시장은 결국 통일시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IT 네트워크,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한국민이 주도해야 하고 또 주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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