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거대공룡인 KT와 SK텔레콤이 유무선 통합서비스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연초부터 한판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유무선 통신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과 통신·방송 통합이 올해 통신업계 최대의 이슈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부문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2.3㎓ 대역 주파수 확보와 위성DAB 사업권 획득에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두 사업자는 특히 2.3㎓ 및 5㎓ 주파수 확보가 미래사업의 방향타 구실을 할 것이란 점 때문에 이 부문 주파수 획득을 위해 사활을 건 다툼을 벌일 조짐이다.
우선 두 사업자는 2.3㎓ 주파수 확보전서 충돌할 전망이다. KT는 유선 기반의 무선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이 분야 주파수 확보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사내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의 위성DAB 사업이 궁극적으로는 자사의 초고속무선인터넷 사업과 충돌하지 않을 수 없고 나아가 2.3㎓ 주파수 확보를 통해 자사의 초고속무선인터넷 사업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KT는 이를 위해 이미 사내 전문가 15명을 선발, 사업지원단 내에 ‘차세대무선팀’을 신설한 데 이어 이번주중 다른 유선사업자와 보조를 맞춰 정부에 2.3㎓ 대역의 주파수 조기할당을 위한 공동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T는 특히 2.3㎓의 경우 당초 유선사업자용 주파수인 데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용으로 규정, 주파수를 할당받기 위해 지연전술을 쓴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도 논리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예컨대 SK텔레콤의 경우 일본 MBCO사의 지분을 이용해 사실상 위성DAB와 관련된 2.630∼2.655㎓ 대역의 주파수(25㎒)를 획득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무선인터넷용으로 2.3㎓마저 SK텔레콤의 품안으로 가면 특정 사업자의 주파수 독점을 용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사업을 위해서는 2.3㎓ 대역 주파수를 재할당받는 것이 수순이라고 보면서도 일단은 위성DAB사업을 이용한 초고속 무선인터넷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위성DAB사업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MBCO사의 지분투자를 통해 확보한 2.630∼2.655㎓ 주파수를 이용,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무선부문에서 멀티미디어서비스의 한계를 음영지역 중계기(갭필러)를 이용해 극복하고 나아가 금융·홈네트워크와의 연계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이용해 통합 개인휴대단말기를 통해 휴대폰 기능은 물론 오디오방송, 실시간 동영상, 양방향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통합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구현해 명실상부한 통신·방송 결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2.3㎓ 주파수 확보를 통해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유선부문으로 확대, 기본적으로 모바일 환경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문에서는 KT에 비해 한결 여유롭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사업인 초고속무선인터넷사업에서 KT는 무선랜(핫스폿)을 앞세우고 있는 데 비해 SK텔레콤은 위성DAB를 이용한 시장선점을 꾀하고 있다”며 “그러나 결국은 유무선 통합사업이 주파수 획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는 올해 무선인터넷용인 2.3㎓ 대역이나 위성DAB용인 2.630∼2.655㎒ 대역 주파수 획득을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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