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이언스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 (왼쪽)이 지난해 12월 뉴 뭄바이에서 열린 ‘릴라이언스 인포콤’ 출범식에서 프라모드 마하쟌 정보방송부 장관 (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포콤은 올해 안에 전국 2500개 도시로 통신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뉴뭄바이=AFP>
말도 많고 탈도 많던 CDMA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인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도 최대의 재벌그룹 릴라이언스의 통신사업 계열사인 릴라이언스 인포콤이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한 것이다. 이에 앞서 역시 인도의 대기업인 타타그룹 계열의 타타 텔레서비스도 뉴델리 등 일부 지역에서 CDMA 서비스를 시작했다.
GSM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의 이통사업자들은 CDMA 사업자의 시장 진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훨씬 유리한 조건에 사업을 허가 받은 CDMA 사업자들은 보다 낮은 가격에 이동전화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포콤은 장거리 전화, 유선전화, 인터넷 접속 등의 다양한 통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중 문제가 되는 것은 CDMA 방식의 이른바 ‘제한 이동성’ 통신 서비스이다. 이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CDMA 이통서비스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인포콤 등 CDMA 사업자들은 기존의 GSM 사업자의 75%에 불과한 요금을 책정할 수 있도록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 인도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전화 사용을 확대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2001년 1월 이를 승인했다.
문제는 ‘제한 이동성’ 통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제한된 지역’이란 것이 델리나 뭄바이 등 시 지역 전체라는 것. 이는 기존 GSM 이동통신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거의 불편을 느끼지 못 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기존의 GSM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GSM 이통사업자들은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땄으며 주파수 비용과 시장진입료를 지불하느라 재정 부담이 크다. 반면 CDMA 사업자들은 이런 과정을 면제받았다. 더구나 GSM 사업자들은 걸려오는 전화에 대해서도 통화료를 내야하는 반면 CDMA 사업자들은 낼 필요가 없다. 발신전화요금도 CDMA 사업자가 훨씬 싸다.
CDMA 업체들은 자신들이 GSM 이동통신을 이용할 여유가 없는 빈민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통신 사업자와 시장이 겹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통신 서비스의 혜택에서 소외된 빈민층이 부담 없이 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반면 기존의 GSM 이통사업자들은 자신들이 CDMA 사업자와 같은 관대한 조건으로 사업 허가를 받았다면 요금을 낮출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들은 CDMA 서비스를 저지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대법원은 통신분쟁 심판원에서 이 사안을 재심하라고 판결했다. 이 재판 결과에 따라 인도 CDMA 이통사업의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한편 GSM 진영과 CDMA 진영의 대립과 불확실한 정부 정책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최대 GSM 사업자인 텔레벤처의 주가는 CDMA 진영의 위협을 우려, 지난해 2월 상장 이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텔레벤처, 아이디어 셀룰러 등은 CDMA 사업자와의 경쟁을 위해 가격 인하에 나섰다. 반면 법원의 최종 판결이 CDMA 진영에 불리하게 나오면 통신망 구축에 33억을 투자한 릴라이언스나 올 1월 2억달러를 투자해 인포콤 지분 4%를 사기로 한 퀄컴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뚜렷하고 일관돼야 외자 유치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도 정부는 인도의 통신 회선수가 2007년에 1억, 2015년엔 5억회선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06년까지 인도의 GSM 사용자가 4350만명, CDMA 사용자가 8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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