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은 평생교육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기성교육에서 소외된 계층을 위한 배움의 장으로서도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아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오프라인을 보완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앞으로의 가능성은 크다고 봅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http://www.khcu.ac.kr)를 이끌고 있는 김준형 학장은 부임 3년째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김 학장은 “경희대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치밀한 준비 덕에 당초의 계획대로 순탄하게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며 내년 1월부터는 신입생 모집을 위한 TV광고까지 추진한다고 자랑했다. 김 학장은 학교 운영의 틀이 갖춰진 만큼 내년부터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방강좌의 경우 교수가 캠코더를 직접 갖고 다니며 환자들의 증상과 치료방법을 일일이 기록해 강의에 활용합니다. 이런 교육 방법이 산교육으로 사이버 대학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학장은 2년 후 사이버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산업계에서 우대받기 위해서는 기성교육에 뒤떨어지지 않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우수한 학생과 교수 확보, 커리큘럼 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러 교수가 연합체를 구성해 하나의 교과목을 강의토록 하는 새로운 교과과정을 추진하고 있다.
김 학장은 기성 교육과 차별화되는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쓴다.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즉시 배출하기 위해서는 기성교육에서 하지 못하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커리큘럼에는 독특한 강좌도 많다. SF소설이나 광고 카피, 만화 분야 실무자들을 위한 문예창작과와 금융·증권, 부동산학을 전공하는 자산관리학과가 이 학교가 자랑하는 과정 중 하나. 특히 자산관리학과의 학생들 대부분이 현업에서 활동 중인 중개사나 증권회사 직원일 정도로 산업계 인력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외에 중국과 일본, 영·미 지역의 언어와 정치, 경제, 역사를 포괄하는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지역학 강좌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이같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운영방침은 김 학장이 산업계와 관계, 학계를 두루 경험하면서 얻은 노하우에서 비롯됐다. 사실 김 학장은 우연한 기회에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데이콤에서 행망용 주전산기 개발팀장으로 근무하다 마침 교육부가 추진하던 교육정보화사업에 참여하게 돼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 각 부문의 생리를 잘 알기 때문에 학교정책 수립이나 계획추진면에서 중용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던 셈이다.
내년 본격적인 도약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방학기간 중에도 김 학장은 아이디어 발굴에 여념이 없다. ‘내 딸을 디지털대학교에 보내겠다는 각오로 학교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 학장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교육체제 때문에 한때의 실수로 마음고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대학은 두번째의 기회로 잡아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글=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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