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효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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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주식시장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있다.

 통상 12월과 1월은 현재 실적보다는 내년 이후의 경기 기대감을 반영하는 심리적 장세다. 특히 계절적 연말 특수까지 가세하며 ‘산타랠리’나 ‘1월효과’ 등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은 시기다. 최근 10년간 거래소시장의 월별 주가비교에서도 1월은 평균 8.1% 상승해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미국에서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프 참조

 하지만 이번 연말장은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각각 3일, 5일 연속 하락하고 낙폭도 깊어지는 등 당초 기대에 비해 초라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전쟁위기감과 북한 핵 관련 문제라는 우발 악재를 만난 데다 미 경제지표의 부진 등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마저 크게 꺾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의 11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 소매업체와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연말 매출이 30년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등 해외 불안요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과 1월은 통상 같은 흐름을 나타내왔는데 이번 12월 증시 약세는 내년초 1월랠리에 대한 기대를 낮게 한다”며 “단순 통계상 연말 강세현상에 기대기보다는 최근 주요 이슈가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증권에 따르면 지난 75년 이후 뚜렷한 1월효과는 단 10차례에 불과했다.

 이정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연말장 강세가 나타난 해는 지난 98년의 예처럼 모두 경기회복의 초기국면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올해 연말 장세가 뚜렷한 경기회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맹목적 1월랠리 기대는 무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단기 약세를 악재 반영의 마무리 국면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는 전세계 증시와의 격차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풀이되며 당분간 보수적 대응이 요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말·연초 장세의 기대감을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연말 배당락 이후 지수의 회복이 빠를 수 있고 최근 하락장에서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기술적 분석상 상승 기대는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말, 연초 장세는 투자심리만으로도 비교적 안정적 주가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며 “최근 낙폭과대라는 기술적 요건까지 감안할 때 주식을 안고 연말을 넘기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