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직접 개발한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전자제품들이 내년에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중국의 대표적 전자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모임을 갖고, 중국이 개발한 컴퓨터칩을 앞으로 중국 정보기술(IT)분야에 적극 사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임에는 중국의 IT정책을 총괄하는 신식사업부와 중국 최대 과학연구소인 중국과학원(CAS:Chinese Academic of Science) 관리를 비롯해 중국 현지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그룹과 리눅스개발자 레드플래그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버 판매업체 다우닝 등이 참가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지난 9월 중국 당국은 클록속도가 200∼260㎒에 달하는 CPU를 독자적으로 개발한다는 ‘드래곤’(Dragon)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정도의 속도는 세계 최대 CPU업체인 인텔이 이미 지난 95년에서 97년에 선보인 것이지만 중국이 처음으로 독자 CPU 개발·생산에 나섰다는 점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빠른 스피드를 요구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주로 이번 칩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CAS 산하 컴퓨팅기술연구소 대표 리 구오 지에는 “속도면에서 분명히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 시장에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며 “소비자들이 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것임으로 시장 필요를 충족하는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이 칩이 개인용컴퓨터(PC)는 물론 이동전화, 텔레비전 등에 장착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내년에 약 100만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AS는 이미 1만개의 ‘드래곤 칩’이 올해 생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술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인텔, ADM 등 다국적기업들의 의존을 줄이려는 시도”라며 “특히 중국 당국은 비용 뿐 아니라 보안적 이유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의 제품 사용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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