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나! 올해 `넘버 원`먹었어

 한해가 저물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올 한해를 빛낸 인물, 화제의 뉴스, 10대 히트상품 등 지난 1년을 돌아보느라 바쁘기만 하다. 그렇다면 올해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어떤 상품들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을까. 게임, 영화, 음반, 서적 등 각 문화콘텐츠 부문별로 올해 최고의 히트작 10선을 모아봤다. 편집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애니메이션 부문 올 최대 흥행작은 재패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전국에서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관객동원 2위를 기록한 이 작품은 함께 개봉된 ‘아이스에이지’ ‘릴로&스티치’ 등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들을 물리치고 올 최고의 흥행 애니메이션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적인 감수성에 바탕을 둔 기상천외한 상상이 가히 일품. 주인공의 부모가 식사도중 돼지로 변하는 장면이나 온천장에 등장하는 개구리·숯검댕이·가마할아범 그리고 각양각색의 신들이 함께 사는 모습 등. 어찌보면 유치할 듯한 소재들을 완벽하게 엮어내 국내에 재패니메이션 열풍을 몰고 왔다.

 영화-가문의 영광

 영화 부문에서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수립한 작품은 가문의 영광. 가문의 영광은 9월 13일 개봉돼 10주 이상 롱런하며 서울 155만명, 전국 500만명의 관객을 동원, 올해 최고의 히트제조기로 기록됐다. 유쾌한 웃음, 빛나는 조연연기, 깔끔한 스토리라인 등 내용뿐만 아니라 히트율이 높은 추석연휴를 개봉일로 잡았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김정은이 극중에서 직접 부른 ‘나 항상 그대를’ 가요가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코믹한 조연연기로 배꼽을 잡게 만든 유동근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또 리메이크 판권이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에 50만달러 및 수익 3% 분배조건으로 팔리는 등 해외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DVD-반지의 제왕

 올해 새롭게 출시된 2000여종의 DVD타이틀 가운데 가장 으뜸은 단연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이다. 반지의 제왕은 일반판만 7만여장 가량이 팔려 나갔으며 최근 출시된 4장짜리 확장판 역시 3만장 이상이 판매되는 등 10만장 시대를 열었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8만장 가까이 팔리는 호조를 이뤘지만 반지의 제왕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 DVD 전문지인 DVD 2.0이 6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 최고의 타이틀로도 꼽힌바 있다. 우수한 영상과 음질, 방대한 스페셜 피처, 고급스런 케이스까지 DVD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 반지의 제왕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특히 콘텐츠와 관계없이 별도로 판매되는 석상 장식물까지 높은 판매수치를 기록하는 등 반지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TV방송- SBS ‘야인시대’

 올해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끈 방송계의 최고 화제작은 단연 SBS의 ‘야인시대’다.

 ‘야인시대’는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전세대에 김두한 열풍을 몰고 왔으며, 최근 수년전부터 영화계에 일었던 조폭신드롬을 안방에까지 끌어오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야인시대’는 지난주까지 42회 방송되면서 평균시청률 35.4%를 기록중이며, 최근 14주간 연속 주간 시청률 1위를 기록해 2000년 MBC ‘허준’이 갖고 있는 18주 연속 시청률 1위 기록도 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두한과 하야시파의 대결을 방영했던 지난 12월 9일 ‘장충단결투’는 시청률 48.5%로 7월 29일 첫방송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올해 방송한 모든 프로그램의 일별 시청률 기록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게임 - 뮤 3D 온라인게임 시대의 포문을 연 주인공. 지난 3분기까지 매출 200억원, 순익 111억원을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올해말까지 예상매출액은 300억원. 시각적 충격으로 다가온 3D 그래픽, 10만가지 이상 조합이 가능한 장비착용 시스템, 친근한 인터페이스가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뮤를 잡으려는 중국, 대만 등지의 잇따른 러브콜로 개발사 웹젠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웹젠은 270만달러 계약금과 매출의 20∼28% 러닝 로열티, 합작투자회사지분 등을 챙기며 뮤를 중국과 대만 등에 수출했다. 뮤의 성공으로 불과 3명으로 출발했던 개발사 웹젠도 게임 서비스 1년만에 직원수 100명이 넘는 중견 개발사로 발돋움했다.

 게임 포털 - 넷마블

 웹게임의 대명사 한게임도 올 중반부터 넷마블에 접속률 1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초 적자 7억원을 안고 출발한 넷마블은 이를 바탕으로 매출 250억원에 순이익 130억원이라는 비약적인 성공을 거뒀다. 고스톱에서부터 3D 온라인게임에 이르기까지 폭넒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넷마블은 지난 3월 실시한 유료화 성공을 기점으로 승승장구해왔다. 회원 1500만명을 적절히 활용한 수익모델 창출이 넷마블 성공의 키워드. 대규모 회원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이라는 수익모델을 체계화한 곳도 넷마블이다. 노바1492, 라그하임 등 숱한 온라인게임들이 넷마블에 둥지를 틀고 인기게임으로 거듭났다. 여름휴가도 반납할 만큼 바빴지만 직원들의 표정에는 희색이 가득하다.

 모바일 게임 - 깨미오고스톱

 인터넷 사용자와 모바일 사용자가 대전을 펼칠 수 있는 유무선 연동게임. KTF에서 서비스된 이 게임은 모바일 단일 게임으로 최고의 매출을 올리며 부동의 1위를 지켰다. 평균 월매출은 3억원. 보통 1∼2개월이면 수명이 끝나는 여타 모바일 게임과 달리 1년 가량 롱런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깨미오고스톱의 성공포인트는 대중적인 오락인 고스톱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사실감 넘치는 화면과 빠른 게임 전개도 인기에 한몫했다. 깨미오고스톱의 성공으로 유무선 연동게임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술적 회의론도 단숨에 잦아들었고 통신3사들의 유무선 연동게임 서비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휴대폰, 인터넷 TV, PDA등 플랫폼 구분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통합 플랫폼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음반=쿨 7집 ‘진실’

 올해 음반판매 1위는 쿨 7집 ‘진실’. 지난 7월 발매된 쿨 7집은 65만장 판매, 올해 최고의 히트앨범으로 기록됐다. 음반시장이 불황인 것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예년의 밀리언셀러와 동급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앨범은 쿨의 독특한 개성과 흥겨운 멜로디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한데 이어, 랩퍼 김성수의 변신도 성공비결로 꼽힌다. 특히 타이틀곡 ‘진실’은 국내 최고의 명콤비인 윤일상과 이승호가 호흡을 맞춰 만들어낸 환상의 드라이브곡으로 인기를 견인했다.

 7집의 인기에 힘입어 쿨은 ‘여름에만 선보인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이달 중순 7.5집을 발매하는 과감성을 보이기도 있다.

 

 도서=아홉살 인생

 도서부문에서 올해 최고의 흥행작은 위기철의 ‘아홉살 인생’이 차지했다. 인터넷서점인 예스24(와우북 포함)에서만 올해 7만4000권이 팔렸으며, 교보문고 집계에서도 통산 1위를 기록했다.

 이 책은 위기철이 스물 아홉해를 살아오며 느끼고 배웠던 인생이야기를 아홉살짜리 주인공의 시각에서 정리한 것으로 가파른 세상을 오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유머와 재치로 삶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유쾌한 웃음과 찡한 감동이 이 책이 선사하는 매력이다.

 ‘누구나 순간 순간이 자기만의 인생이듯이 인생은 결코 혼자 걸어가야 할 외로운 길이 아님을, 나는 아홉살 그때 배웠다’는 꼬마의 이야기는 뭇사람을 감동의 도가니에 몰아넣은 것이다.

 

 공연=오페라의 유령

 올해 공연계 최고의 뉴스는 단연 ‘오페라의 유령’이다. 6월 31일까지 7개월간 최장기공연에 최대 제작비, 최고 흥행기록을 낳으며 국내 뮤지컬의 역사를 다시 썼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페라의 유령은 제작에만 110억원이 투입, 국내 뮤지컬 사상 최대 제작비가 들어갔으며 총매출 192억원에 총관람객만 24만명을 기록했다.

 오페라의 유령에 쏟아진 인기는 이후에 책과 콘서트에까지 그대로 이어졌으며, 공연 제작을 맡은 설도윤씨를 한국 최고의 프로듀서로 자리매김시켰다. 특히 ‘레 미제라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한여름 밤의 꿈’ 등 굵직굵직한 창작·번역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지며 뮤지컬 전성시대를 낳은 것을 비롯, 관객의 눈높이도 수준급으로 올려놓는 등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아류작들이 외면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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