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자상거래·종합상사·홈쇼핑업체들의 매출집계가 수수료만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의 변화는 사실상 없지만 갑자기 매출액이 10분의 1로 줄거나 영업이익률이 8배 가까이 오르는 기업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또 일부 업체들은 세부 항목별 매출 인식방법이 혼선을 빚고 있어 더욱 명확한 기준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년 초부터 전자상거래업체와 홈쇼핑업체·종합상사들의 매출을 기존 판매대금 전체를 인식하던 것에서 수수료만을 인식하는 것으로 변경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는 이미 지난 2001년 예고됐으며 옥션과 NHN 등 일부 기업은 이미 여기에 맞춘 기준을 적용해 실적을 발표해왔다. 연말을 맞아 LG홈쇼핑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인터파크 등 관련 정보기술(IT)업체들도 매출인식 변경에 맞춰 새로운 회계처리기준을 준비중이다.
일단 이런 매출인식의 변경은 단순한 회계방식의 변경일 뿐 기업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것이 정설처럼 돼 있다. 매출계리방식의 변경에 따라 전장상거래부문의 매출규모가 크게 감소하는 것을 외형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오인할 필요가 없으며, 매출규모 감소에도 이익흐름은 그대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이 크게 상승하는 것을 수익성의 대폭 개선으로 오인해도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한 법칙에 의해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나 그 기업의 회계처리 변경을 잘 모르는 투자자라면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예를들어 연간 매출 500억원 이상에만 투자하게 돼 있던 펀드라면 매출인식 변경에 따라 매출이 감소한 인터넷기업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반대로 외형요건은 갖췄으나 영업이익률이 낮아 투자를 기피했던 회사가 순식간에 영업이익률 20%대의 고수익 회사로 각광받을 수도 있는 문제다.
현재 인터넷업체 가운데는 다음과 인터파크가 내년 이후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음의 경우 올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확실하지만 내년 매출은 9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옥션과 NHN은 이미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새해에도 영향이 없다. 네오위즈도 아직 전자상거래 매출이 없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계리방식 변경에 따른 가시적인 매출규모 감소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인터넷이나 홈쇼핑, 신세계아이엔씨 등 매출방식 변경의 영향을 받는 업체들의 경우 매출보다는 영업이익 증가추세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매출인식방식의 변경과 관련, 더욱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한 A사는 매출계리 변경이 권고사항이지 의무조항은 아닌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또 전자상거래업체 B사의 관계자는 “세금계산서 발행 등 몇가지 운영실무와 관련해 회계감사법인과 국세청의 확인을 거치고 있지만 매출총액을 인식할 수 있는 예외규정이 매우 복잡하고 엄격해 실무적용이 힘들다”고 말했다. B사는 단순한 매매거래의 대행인지, 실제 재고위험을 안고 매입과 매출이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많다고 지적했다.
C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칙은 자기 위험이 전혀 없는 단순 수수료 방식 매출에 대해서는 수수료 방식으로 매출을 계리하라는 것인데 유권해석상 논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무선인터넷의 경우 콘텐츠 제공업체와 통신서비스사업자간의 매출구성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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