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벤처캐피털은 정보산업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부호 이사 millionaine@kvca.or.kr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여개사가 등록증을 반납했고,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당국이 로크업(Lock-Up) 규제를 해제하고 프리코스닥 유동화 펀드를 허용하는 등 벤처캐피털 활성화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전문가들은 벤처캐피털 위기의 본질은 보다 근원적인 것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의 벤처캐피털은 말이 좋아 벤처캐피털이지 사실은 창업투자회사를 말한다. 정책적 차원에서 창업지원을 늘 염두에 두다 보니 자의든 타의든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기가 좋아 투자수익이 좋을 때나 지금처럼 투자수익이 나쁠 때나 언제나 자산운용의 효율성에서 최선을 다할 수 없게 되고, 결국에는 시장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벤처캐피털의 글로벌 스탠더드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투자조합의 결성과 운영이 시장(투자자)의 이익과 요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조합자금을 일시에 모집해서 해산할 때까지 한 통에 넣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거두어서 수익이 나는 대로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 보다 정교한 시스템을 하루빨리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투자회사로서의 차별화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산을 평가하고 투자자에게 보고하는 시스템도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투자대상도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식회사 형태의 창투사가 업무 집행조합원이 되는 현재의 제도도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다. 조합형태의 벤처캐피털을 도입해서 보다 전문성있고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글로벌화 되는 것일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 벤처캐피털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위해 이제까지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창업투자회사는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창업지원을 해야 하는 기관이라는 고정관념은 물론 틀린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창업지원기관 이전에 하나의 산업으로서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생각이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하나의 산업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벤처캐피털은 국가경제의 짐이 될 뿐이지 그 무엇을 지원하기 위한 어떤 역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소기업 창업지원법으로 창업투자회사의 업무내용을 정하고 있는 현재의 제도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기관들, 그러니까 새마을금고까지 모두가 자신들의 산업을 위한 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이 법을 통해 자신들의 산업을 유지하고 경쟁력 있는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만약 이들을 창업투자회사처럼 속칭 ‘기업체자금지원을 위한 법률’이라는 틀 속에서 업무를 규정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이겠는가.

 벤처캐피털을 하나의 산업으로서 명확히 인식하고 담아내는 새로운 법체제의 정립만이 국내 벤처캐피털 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벤처캐피털산업은 하나의 정보산업이고 결국에는 수출 산업화해야 할 산업이다. 창업지원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국제경쟁력이 없는, 그러니까 역외펀드 하나 구성하지 못하고 해외투자하나 제대로 성사시키지 못하는 벤처캐피털이 무슨 안목을 가지고 세계적 수준의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벤처캐피털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육성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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