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 쓰리, 눈물 등 색깔있는 영화로 독특한 제작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영화사 봄이 이번에는 스릴러물 ‘H’로 영화 관객들을 찾는다.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단 두 편의 외화로 관객 쏠림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H의 개봉은 신선한 느낌마저 준다. 전자신문 12월 시사영화로 선정된 H는 남녀 형사가 주인공이 된 버디물로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영화다. 가벼운 코미디에 식상하고, 현란한 팬터지에 질린 사람이라면 두뇌게임이 요구되는 이 영화가 반가울 수도 있다.
H는 살인 본능 자체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스릴러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원한이나 복수 등으로 인해 빚어지는 살인이 아닌 살인 자체를 종교처럼 신봉하는 연쇄 살인범과 살인을 증오하는 형사간에 팽팽한 대결이 주된 구도를 이룬다.
6명을 죽인 연쇄 살인범 신현은 자신이 죽인 시체를 시경으로 들고와 자수한다. 토막낸 사체가 후드득 담당 형사의 책상 위로 떨어지고 신현은 감옥에 수감돼 사형선고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가 잡힌 지 1년후, 또 다시 똑같은 수법의 살인이 반복된다. 모방범죄인가, 살인범의 사주인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H는 범인의 이니셜이자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
이 사건을 모방범죄라 확신하는 시경 강력반의 미연(염정아 분)과 강(지진희 분)은 그들의 직감대로 제3, 제4의 사건이 다시 발생하자 감옥에 있는 신현을 찾아간다. 해맑은 미소를 띠며 살인으로 세상을 구원한다고 말하는 살인범 앞에서 두 형사는 혼란에 빠진다.
영화 H는 버디물의 특성답게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배치했다. 지진희가 맡은 강 형사는 직감과 주먹을 더 믿는 열혈 형사다. 이에 반해 미연은 놈의 머리로 사고해야 한다며 보다 냉철한 사고와 철저한 분석으로 범죄를 뒤쫓는 인물. 흡사 X파일의 멀더 요원과 스컬리 요원을 보는 듯 하다.
주연을 맡은 염정아·지진희·조승우는 나름대로 독특한 색깔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스크린에는 처음으로 데뷔하는 지진희의 연기는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 영화계의 올해 수확이라 할 만하다. 영화 후아유에서 연기변신에 성공한 조승우 역시 연쇄살인범의 악마성을 섬뜩할 정도로 잘 표현하고 있다.
영화사 측은 추리와 치밀한 두뇌게임을 즐기는 20∼30대 인텔리전트 관객들이 H의 매력에 빠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의 협조와 한국 최고 특수분장팀의 참여로 실감나는 액션과 분장 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하나의 재미. 살인본능을 컨셉트로 한 홈페이지(http://www.iamh.co.kr)를 한번 들러볼 것. 메뉴부터 경찰청 강력반에서나 쓰일 법한 용어들로 가득하다. 시놉시스는 사건개요, 캐릭터 소개는 신원조회, 프로덕션 노트와 제작진 소개는 사건본부 등으로 이름을 붙여 각 메뉴 성격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개봉은 27일.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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