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마다 크리스마스 캐럴 열풍이다.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이 대중화된 올해는 특히 더하다. 레코드 가게나 대형 상점 앞에서 캐럴을 들으며 모처럼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을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젊은층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캐럴과 친숙해졌다.
올해는 캐럴 시즌이 비교적 일찍 시작됐다. 지난 11월 중순부터였으니 평년보다 한달 가량 빨라진 셈이다. 이는 작년에는 단말기가 16화음밖에 없었지만 올해는 40화음까지 지원되는 단말기가 나오면서 다양한 효과음과 멘트 등 기교를 섞을 수 있게 된 덕분. 좀 더 캐럴다운 캐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예를들어 인기 개그맨의 목소리를 넣어서 ‘니 나한테 반했나?’ ‘웃기지. 웃기잖아’와 같은 멘트와 캐럴을 함께 섞은 믹스벨, 뽕짝·캐럴·댄스뮤직과 캐럴을 섞은 캐럴, 벨소리 하나에 12곡부터 20곡까지 메들리로 들을 수 있는 세트 캐럴, 오르골의 음색과 비슷한 낭만적인 오르골 캐럴까지 같은 벨소리라도 전혀 새로운 곡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벨소리업체 인포허브의 홍선경씨는 “다운로드하는 콜수만 하더라도 캐럴이 가요의 10배 수준”이라며 캐럴 열풍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통화연결음 역시 캐럴이 강세다. 원음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 특성상, 원곡대신 국내가수의 곡으로 대체한 곡이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곡 위주로 여러 가지 캐럴이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캐럴 음반도 여전한 인기다. 모바일 음악서비스의 틈바구니와 음반시장 침체라는 이중고속에서도 여전히 세를 과시하고 있는 것.
미디어신나라의 집계에 따르면,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Winter Vacation in SMTOWN.com’은 캐럴 인기차트 1위에 올랐다. 강타·문희준·신화·보아·블랙비트·이삭N지연·추가열 등 에스엠 소속 가수가 대거 참여, 록·R&B·재즈·발라드·댄스가 총망라된 것이 특징. ‘창밖을 보라’의 록 버전을 비롯해 ‘Snow In My Mind’ 등이 이색적인 느낌을 더한다.
장나라·조성모·성시경·이수영·박정현·이효리·김조한·조규찬 등 인기가수 16명의 옴니버스 앨범 ‘더 윈터’도 캐럴 분위기가 가득하다. 인기비결이라면 캐럴을 새롭게 편곡하고 겨울 분위기까지 듬뿍 담은 것이랄까.
원래 캐럴은 중세 프랑스에서 둥근 원을 만들어 춤을 추었던 원무(圓舞)를 일컫던 말로 춤출 때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 정설이다. 음악적 형식으로 구분되며 부활절·고난절·승천일·성경강림주일 등 1년 교회력의 모든 절기에 맞는 캐럴이 있다. 캐럴이 크리스마스와 반드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캐럴의 개념은 시공을 달리하며 변색돼왔지만 공통된 것이 있다. 캐럴은 즐겁고 경쾌한 리듬과 선율이 특징이고, 대중에게 많이 불려지는 친근한 음악이라는 점이다. 지난 1년 동안의 고민과 찌든 때를 날려버리고 경쾌하게 새로운 해를 맞기에 캐럴은 더 없는 선물인 셈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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