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자금융 대중화 박차

정부가 인터넷과 IC카드 등 신종 전자지급 결제수단의 대중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또 현재 법제화 작업중인 전자금융거래법 상에서 IT 등 비금융 분야 사업자에 대해 ‘전자금융서비스업’을 허용하더라도 하위규정을 통해 고객의 금융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을 둘 방침이다.

　17일 본지와 한국전자지불포럼(이사장 정인식)이 공동 주관한 ‘전자금융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재정경제부와 정보통신부 등 정부 당국자는 신종 전자지급 결제수단의 대중화 방안 강구와 함께 비금융사업자의 관련 정보접근을 제한키로 했다며 전자금융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통부 황의환 정보보호산업과장은 “전자금융서비스의 급속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기업간(B2B) 거래에 편중돼 있다”면서 “국민이 보다 친숙해질 수 있도록 우체국의 각종 수수료·요금을 전자지급 결제 서비스로 수납받게 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재경부 주형환 은행제도과장도 “전자금융서비스는 편리성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 차원의 신뢰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고객의 신용정보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동통신사 등 비금융권 전자금융사업자에 대해서는 기존 주력업무와는 다른 감독체제가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또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렀던 금융 및 통신 업종간 영역갈등이 일정부분 양측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공감대도 이뤄졌다. 금융결제원 김상래 상무는 “전자금융 분야가 금융·통신 업종간 영토다툼을 야기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이고 부수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가운데 시장의 발전을 위해 서로가 힘을 모으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차진석 상무도 “논란이 된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서비스의 경우 칩 소유권은 통신사에 있지만 금융서비스 권한은 금융기관이 갖는다”면서 금융권과의 갈등설을 반박했다.

　한편 현재 추진중인 ‘전자금융거래법’ 제정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은 산업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도균 이니시스 사장은 “법이 규제로 작용하지 않으려면 세제혜택 등에서 최소한 오프라인 환경에 비해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현재로선 시장초기인 만큼 전자금융산업이 오히려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 남을우 상무도 “지난 수년간 신용카드 이용확산 사례를 볼 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정책적인 촉매제를 촉구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