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인터넷 언어폭력 유감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 ygson@icc.or.kr 

정보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옛날 지방에서 한양으로 서신 한장을 보낼라치면 몇날 며칠 말을 달려야 겨우 상대방의 손에 건네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전화 한통이면 만사가 오케이다. 혹시 자리를 비웠다거나 말로 전하기가 쑥스러우면 e메일을 보내면 된다. 그만큼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논리적이고 자기 주장이 한결 강해진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인터뷰하는 초등학생들을 보면 방송인처럼 말도 유창하고 논리도 정연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은 모두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인 듯 싶기도 하다. 노래방이 전국민을 가수로 만들었듯, 디지털이 모든 사람들을 변사나 기자로 만들었지 않았나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정보사회가 가지고 온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모두가 올바로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다. 최근 한 유명 개그맨은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이 써놓은 글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네티즌들이 자극적인 욕설로 게시판을 도배했던 것이다. 결국 그 개그맨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또 모 방송국 앵커도 방송에서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네티즌들의 집중공세를 못이기고 앵커 자리를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이 욕망의 배출구가 되어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공간으로 변질되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가능성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다양한 소통방식으로 표현된다. 인터넷이 억눌려있던 우리들의 커뮤니케이션 욕망을 e메일·채팅·게시판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해결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을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아는 개인의식이 필요하다. 분명 인터넷도 현실공간처럼 자정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지만 스크린 뒤에서 가면을 쓰고 익명으로 욕설과 비방을 내뱉는 것은 정보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가 취할 행동이 아닌 것이다. 바르고 아름다운 말과 글로 채워도 인터넷은 결코 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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