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전기, 차세대 PCB시장서 주도권 경쟁

 ‘NMBI냐 스택비아냐.’

 LG전자와 삼성전기가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용 빌드업기판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첨단 제조공법인 ‘네오 맨해튼 범프 인터커넥션’(NMBI:Neo-Manhattan Bump Interconnection)과 ‘스택비아’(Stack Via)를 내세워 그룹의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양사는 현재 첨단 빌드업기판 공법인 NMBI와 스택비아 공법을 각각 개발, 내년께 양산체계를 갖추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LG가 자랑하는 NMBI는 다층기판간 신호연결소재로 동범프를 이용, 전기저항을 기존 공법보다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회로배선이 용이해 기존 기판의 크기를 50% 정도 줄일 수 있는 첨단기술. 삼성의 스택비아 역시 기존 기판 크기를 30% 이상 줄이고 데이터 처리속도를 두배(2Mbps) 이상 늘린 차세대 기판 제조기술이다.

 양사는 현재 이들 첨단공법을 미국·일본 등 선진국보다 앞서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 이를 계기로 세계시장까지 선점한다는 전략아래 내년까지 각각 약 5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대회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 DMC사업부(이웅범 상무)는 연초 개발한 NMBI 공법의 생산라인이 안정화 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내년부터 이를 이용한 3세대 휴대폰 기판은 물론 CDMA 휴대폰 기판을 양산, 삼성전기의 스택비아공법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LG는 특히 내년에 500억원을 들여 청주공장의 휴대폰 기판 생산능력을 현재 월 2만㎡ 에서 월 3만5000㎡ 수준으로 75% 가량 증설할 예정이다. 또 경연성기판에서 연성기판으로 전환하는 미래의 휴대폰용 기판시장을 겨냥, NMBI 공법을 고다층 연성기판 생산에도 폭넓게 활용하는 등 2005년께 세계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해 ‘1등 LG’의 위업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NMBI의 단점은 원가구조가 높은 것이지만 약품·장비 등의 국산화율을 높여 현재 제조원가를 20% 가량 낮추면 승산이 있다”며 “특히 현재 NMBI 공법의 수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기 기판사업본부(박완혁 전무) 역시 차세대 병기인 스택비아 공법을 앞세워 빌드업시장 강세를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은 올해 중순 스택비아 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라인을 안정화한 후 내년 2월부터 양산에 착수,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내년 7월 약 554억원을 들여 부산사업장의 생산라인 규모를 현재 월 2만5000㎡ 수준에서 60% 증가한 4만㎡로 대폭 확대, 3세대 단말기 등 휴대폰시장을 장악한다는 계산이다.

 회사측은 “스택비아가 원가경쟁력이 높아 NMBI와 충분히 승부할 만하다”며 “스택비아로 연간 1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2007년께 세계 1위(매출 1조5000억원)에 입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택비아를 앞세운 삼성의 수성일지, 아니면 NMBI를 무기로 한 LG의 역전일지 인쇄회로기판(PCB)업계가 관심있게 두 회사를 주목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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