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콘덴서시장 `한-일戰`

 산요·케미콘·NEC·히타치 등 일본의 콘덴서 생산업체들이 주도해온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 국내 콘덴서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한판승부를 꾀하고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화전기·파츠닉·삼영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유기반도체, 전도성 고분자 등 고체전해질을 핵심소재로 활용한 고분자 재질의 고체콘덴서·탄탈콘덴서 등을 잇따라 개발, 양산설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본업체들이 독주해온 첨단기술의 콘덴서시장은 한일전의 성격을 띠기 시작하면서 상당한 수입대체효과와 전자제품의 가격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화전기(대표 서갑수 http://www.samwha.co.kr)는 2년 동안의 연구개발 끝에 유기반도체 재질의 고체전해콘덴서(모델 아프로캡)를 기존 820㎌(4∼16V)에서 1800㎌(2∼25V)로 용량과 전압을 대용량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기반도체 재질인 대용량 고체전해콘덴서는 일본 산요와 케미콘이 전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필름콘덴서·알루미늄콘덴서 등보다 주파수와 온도특성이 매우 우수하고 전해질의 변화가 없어 수명이 거의 반영구적인 우수한 부품이다.

 삼화전기는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월 100만개의 양산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배 늘어난 월 200만개의 양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기반도체 전해콘덴서의 특성에 적합한 폐쇄회로(CC)TV와 통신장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니터 등의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내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는 또 전도성 고분자 재료를 사용한 칩 형태의 고체콘덴서를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파츠닉(대표 박주영 http://www.partsnic.co.kr)은 전도성 고분자 소재를 이용한 탄탈콘덴서 ‘TK 시리즈’를 개발, 내년 1월부터 월 100만개의 양산설비를 구축, NEC·히타치 등 일본이 선점해온 전도성 고분자 재질의 탄탈전해콘덴서 시장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이 제품은 전도성 고분자 소재를 탄탈콘덴서의 전해질로 사용해 제품 성능의 주요 척도인 등가직렬저항(ESR)치를 기존 탄탈콘덴서 대비 10분의 1로 감소시켜 고주파·저전력의 소비가 요구되는 전자제품에 적합하다.

 특히 이 회사는 일본의 선두업체들이 미처 개발하지 못한 휴대폰·PDA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도성 고분자 탄탈콘덴서를 집중 양산, 전도성 고분자 탄탈전해콘덴서 시장에서 일본의 아성을 완전히 무너뜨린다는 전략이다.

 삼영전자(대표 변동준 http://www.samyoung.co.kr)도 전도성 고분자 소재를 적용한 칩 형태의 전도성 고분자 고체콘덴서를 개발, 내년 하반기부터 월 100만개씩 양산할 계획이다.

 또 현재 개발중인 레이디얼 리드(radial lead) 형태의 고체콘덴서 양산에 착수한다고 밝혀 고부가가치 콘덴서 시장을 놓고 내년부터 한일 업체간의 시장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