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의상은 감정교류의 도구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신이 모임에 근사한 옷을 입고 나갔다. 며칠 후 모임에 나왔던 친구가 “그날 참 근사했다. 뭘 입었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이라고 했다면 당신은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날 입었던 진한 파랑색 옷, 그거 어디 브랜드야?”라고 물으면 당신의 패션은 실패한 것이다. 옷이 당신을 입어 버렸기 때문이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나를 위해 조연인 의상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상보다 인물이 또렷하게 돋보이고 기억되기 위해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시선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난히 화려한 넥타이나 번쩍이는 벨트의 버클 혹은 거슬리는 스타킹, 튀는 양말색에 눈이 멈춰버린다면 좋은 옷입기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상대에게 호감과 동지애, 그리고 적당한 권위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함을 의미한다. 대개의 경우 옷차림을 통해 순간적으로 상대를 평가하게 되는데 이 때 미묘한 감정들이 따른다. 호감과 매력일 수도 있고 반대로 거부감이나 거리감이 생기기도 한다.
상대에게 호감을 주려면 일단 ‘보기 좋아야’ 한다. 고운 색이나 멋진 스타일의 의상, 조화가 잘 된 옷차림은 재차 눈길을 끌게 된다.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현란한 색, 무늬를 택하기보다는 어디서 본 듯하지만 한 두가지 독특한 포인트를 가진 차림이 세련되어 보인다.
동지애는 나와 유사하다는 느낌에서 비롯된다. 가격대가 비슷한 의상 브랜드는 사회계층상의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타이핀이나 커프스핀, 버클, 가방 등 액세서리를 통한 방법이 효과적이다. 30대의 연령층에서는 중가 정도의 국산 브랜드 품목을 사용하면 대개의 자리에서 무난하다.
의상을 통한 권위는 상대를 압도하는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품위를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소수인원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평소보다 액세서리를 한 가지 덜 하는 마이너스 기법으로, 공식적인 자리나 대규모의 청중 앞에 서게 되면 힘이 느껴지는 빈틈없고 귀족적인 분위기의 정중한 차림이 바람직하다.
고민하지 않고 신속하게 옷을 차려 입으려면 사전에 경우별로 의상설계를 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옷차림은 나의 준비상태를 보여주는 단면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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